정 사장은 "저금리 환경과 길어진 노후에 대비해야 하는 고객들은 현명한 자산관리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며 “저성장 국면에서 우리 기업들은 자본조달뿐만 아니라 사업구조 재편이나 신사업 개척과정에서 고민을 함께하는 파트너 역할을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고객중심경영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재무성과 중심의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성과지표)의 폐지가 대표사례다. 정 대표는 지난해 자산관리(WM)사업부 인사평가에서 KPI를 폐지했다. 이는 증권업계 최초 사례다.
핵심성과지표는 직원들의 목표달성을 수치로 계량화한 것이다. 이 지표는 직원들의 성과측정에는 유리한 반면 고객보다 직원실적에 유리한 상품을 팔 수 있는 약점이 있었다. 정 대표는 지난해 ‘고객가치가 최우선’이라는 경영철학을 내세우며 핵심성과지표를 없앴다. 실적이라는 결과가 아니라 고객을 만나기 위한 준비부터 고객 요구 파악, 최적 솔루션 제공, 사후관리 서비스에 이르는 과정에 더 가치를 부여한 것이다.
정 사장은 “영업 직원의 가치는 고객의 가치로 결정되는 것”이라며 “눈앞의 실적에 연연하지 말고 고객을 만나 바라는 게 뭔지, 고민이 무엇인지 직접 듣고 해법을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언자는 고객에 대한 전문가가 돼야 한다"며 "어떤 채널을 통해 고객을 만나든 고객이 믿고 맡기는 집사같은 존재가 아닌 고객이 자문을 구하는 컨설턴트이면서 유능한 해결사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고객중심경영에 대해 투자자들도 화답하고 있다. 바로 실적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2792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806억8600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 4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사상최대 실적 경신이 확실시된다.
정 사장은 "고객이 기꺼이 대가를 지불하고 우리를 기쁘게 찾을 때 우리는 비로소 의미 있고 차별적인 가치가 된다”며 “우리가 스스로 생각과 행동을 바꾸고 고객과 나란히 서서 고객을 위해 일하면 우리도 고객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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