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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매물폭탄 주의보...시총상한제 조기적용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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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매물폭탄 주의보...시총상한제 조기적용 ‘만지작’

주가 훈풍, 시가총액 비중 33% 육박
시가총액비중 상한제도 3월 적용 가능성

삼성전자 주가와 코스피 200내 삼성전자 비중 추이 – 현재 30%대를 상회,자료=케이프투자증권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주가와 코스피 200내 삼성전자 비중 추이 – 현재 30%대를 상회,자료=케이프투자증권
최근 사상최고가를 잇따라 갈아치우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에 복병이 등장했다. 거래소가 시가총액비중 상한제도(CAP)의 조기도입 카드를 검토하며 삼성전자는 물론 증시도 긴장하고 있다. 커트라인을 넘는 물량은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충격에 대한 걱정이 커지며 거래소도 조기도입적용에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사상최고가 잇딴 경신, 시가총액 비중 30% 돌파


요즘 증시 상승을 이끄는 주역은 삼성전자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는 거침없다. 이달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잇따라 사상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20일 장중 6만2800원까지 오르며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수정주가 기준으로 지난 1975년 6월 11일 상장 뒤 약 45년 만의 최고 주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주가상승은 반도체 업황회복에 따른 실적개선기대와 관련있다. 앞서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 매출 59조 원, 영업이익 7조1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46%, 34.26% 감소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이 시장기대치인 6조5000억 원을 크게 웃돌며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고 상승구간에 진입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독주가 이어지며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도 세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코스피200 내 시총 비중이 30%를 돌파했다. 이달에 주가가 탄력을 받으며 시총비중은 확대되고 있다.

20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200지수의 시가총액(878조2324억6400만 원) 중 삼성전자의 시총은 294조2864억100만 원으로 그 비중은 33.51%에 이른다.

문제는 시총비중이 30% 넘는 상황이 계속되며 시총상한제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CAP(시가총액비중 상한제도)는 거래소에서 지수 내 특정종목의 비중을 30%로 제한하는 제도를 뜻한다. 지난해 6월부터 도입돼 적용되고 있다. 핵심은 5월과 11월 마지막 거래일 기준으로 직전 3개월간 평균 시가총액 편입비중이 30%를 초과할 경우, 30%를 초과하는 %(포인트)만큼 하향조정하는 것이다.

적용주기는 매년 6월, 12월 선물만기일 다음 거래일이다. 지난해 10~11월에도 삼성전자의 CAP적용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11월 말 마지막 거래일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코스피200 내 유동시가총액 비중이 30%를 넘지 않아 조용히 종료됐다.

◇ 거래소도 CAP 조기적용 검토, 코스피200 ETF 추종펀드 매물 불가피


이번에 상황이 다르다. 삼성전자의 연말연초 랠리로 코스피200 비중이 단기간에 높아지며 거래소도 CAP 조기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CAP가 현실로 다가올 경우 증시에 미칠 충격도 만만치 않다. 시장에서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의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매각해야 할 삼성전자 물량이 최대 1조원가량 될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 운용자금은 20조 원 안팎으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초과분인 3.5%를 한번에 줄이려면 삼성전자 주식을 최소 7500억 원에서 많게는 1조 원을 팔아야 한다고 전망한다.

단 삼성전자 보유비중이 넘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물은 기관에 비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현물 수급 관점에서 삼성전자의 CAP 적용은 중립이슈”라며 “외국인들은 코스피200이 아닌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지수) 한국지수를 벤치마크로 매매하는 경향이 강한데, MSCI 한국지수는 거래소의 CAP 적용을 받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관건은 칼자루를 쥔 거래소가 3월 조기적용카드를 꺼낼지 여부다. 규정으로 보면 가능하다. 특정종목의 편입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져 연계상품 운용이 곤란한 경우에 정기조정 전이라도 수시로 CAP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는 근거가 마련됐다.

조기적용에 대해 거래소는 신중한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검토조차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시기와 방법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 삼성전자의 시총비중이 30%를 많이 넘었으나 3개월평균으로 보면 시총비중이 크게 늘지는 않았다”며 “앞으로 주가의 추이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정을 봐도 3월 CAP조기적용은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조기적용시 그 시점은 3월 동시만기일인 3월 12일로 두 달도 남지 않았다”며 “조기적용을 하려면 지수위원회 개최, 의견수렴 등 여러가지 절차가 뒤따르는 등 시간이 필요해 3월에는 현실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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