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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스위스 예금자들, "못살겠다 마이너스금리"...고액 예금자 예금 인출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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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스위스 예금자들, "못살겠다 마이너스금리"...고액 예금자 예금 인출 러시

마이너스 금리가 도입된 지 5년이 지난 스위스에서 부자 예금자들이 거액을 인출해 개인 금고나 저장소에 보관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내셔널뱅크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편지 5년이 지나면서 고액 예금자들이 예금을 인출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SNB이미지 확대보기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내셔널뱅크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편지 5년이 지나면서 고액 예금자들이 예금을 인출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SNB

미국의 CNN비즈니스는 23일(현지시각) 마이너스 금리 시행 5년이 지나면서 부자 예금자들의 예금 인출 사례가 많다는 비상장 금융회사 은행가들의 말을 전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가은행(SNB)은 지난 2015년 1월 15일 스위스프랑화의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대 유로 상한을 철폐했다. SNB는 스위스 프랑이 급등하자 수출과 경제 전반에의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하는 한편, 세계에서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금리를 채택했다.이에 따라 은행들은 중앙은행에 더 많은 돈을 예치해야 하고 그 비용을 고액 자산가 고객들에게 전가했다.

이에 따라 크레디스위스은행(CS)과 UBS은행은 지난해 잔고 200만 스위스프랑(미화 210만 달러) 이상에 대해서는 마이너스 0.75%의 정책금리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예를 들어 스위스 은행에 300만 스위스프랑(310만 달러)을 1년간 예치하면 예치한 예금자나 기업은 7500 스위스프랑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따라 은행 예금 이자로 생활하는 고객들의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었고 급기야 예금 인출이라는 극단의 방안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스위스 비상장 자산운용 투자자문사인 란앤보더머(Rahn+Bodmer),UHP 등의 고객들은 거액을 인출하거나 주택, 비즈니스를 매각하고 있다고 CNN비즈니스는 전했다.

스위스 취리히의 컨설팅회사인 '벨러쇼프앤드파트너스(Wellershoff & Partners)의 경제부문 아드리엘 조스트 대표는 CNN비즈니스에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이것에 대한 대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UBP 자산운용의 프라이빗 뱅킹 부문 노먼 빌라민(Norman Villamin)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제한된 수의 고객들이 현금을 개인 저장고로 이전했고 일부는 비즈니스나 주택을 매매했을 수도 있다"면서 "그 현금을 한 번에 번에 사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거액 예금자들은 인출 현금을 금을 사거나 믿음직하고 배당을 주는 제약사 '로슈'와 같은 주식을 사고 있다.

금융계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수년 째 지속하는 마이너스 금리 탓에 대출과 주택담보대출에서 수익을 낼 수 없는데다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지불준비금도 부담이다. 은행에서 거액이 인출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CS는 지난 2015년 이래 수수료로 지불한 액수가 86억 스위스프랑에 이르렀으며 연금도 10억 프랑이 빠져나갈 공산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책 변경을 요구하는 압력이 높아지자 SNB는 9월 지난해 마이너스 금리 적용을 받지 않는 예금액 한도를 상향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은행계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위스은행협회는 바로 다음달인 10월 "마이너스 금리는 경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로 사용 19개국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펴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런 정책의 부작용을 조사하라는 요구에 직면했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의 역효과를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