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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다주택자 급매물 3~4월 절정 이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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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다주택자 급매물 3~4월 절정 이룰 듯

강남권 두 채만 있어도 보유세 수천만 원… ‘버티기 실익’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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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12·16대책이 한 달을 넘기면서 서울 주택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잇단 정부 부동산 대책에도 '버티기'를 해오던 다주택자들이 이번에는 집을 팔겠다고 나서는 경우가 늘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설 이후 서울 집값은 다주택자들이 내놓는 급매물로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다주택자들이 매도 결정을 내리는 가장 큰 이유는 급격하게 늘어난 보유세다. 강남권에 집을 두 채만 가지고 있어도 연간 보유세가 수천만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택 수를 줄여 세 부담을 덜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들의 매도 결심을 이끈 결정적인 요인은 12·16대책에서 발표한 한시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라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설 연휴가 끝나는 다음 달부터 보유세 부담이 큰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예정가가 공개되는 3월 중순에 급매물이 절정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핵심 참모들의 주택시장을 향한 잇단 강경 발언도 다주택자에게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서울 아파트값도 상반기에는 일단 조정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이미 지난주 강남 3구의 아파트값이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여 만에 처음 하락했다.

재건축은 물론 대출이 전면 금지된 15억 원 초과 일반아파트에서도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어서다.

민간 조사업체인 부동산114 통계에는 아직 강남3구 아파트값이 하락하지 않았지만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정부 규제가 집중된 강남권 아파트값 하락은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보유세 과세 기준일이 6월1일이기 때문에 올해 급증한 보유세를 부담하지 않으려면 5월 말까지 소유권 이전이 끝나야 한다"며 "3∼4월에 절세 매물이 절정을 이루면서 가격도 하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주택정책실장은 "3∼4월이 올해 주택시장의 분위기를 판가름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풍선효과'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다주택자들이 절세 목적으로 주택을 매도할 경우 '똘똘한 한 채'는 남기고 양도차익이 적은 비강남권과 수도권, 지방 아파트를 먼저 매도할 가능성이 커 이러한 풍선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강남 집값이 하락세로 접어든다면 평소 '낙수효과'가 있던 비강남권만 계속해서 나홀로 상승세가 지속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전세 등 월세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