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주식값이 떨어지면 당연히 ‘내림세’, 또는 ‘하락세’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주가가 폭락하지 않는 한 어디까지나 ‘조정’이다.
그 바람에 ‘초보투자자’들은 헷갈릴 수 있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주가가 회복될 수 있을지 머리에 쏙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그 ‘조정’이라는 말을 정부도 사용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경제동향(그린 북)’ 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완만히 증가하는 가운데 설비투자도 점차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으나 수출과 건설투자의 ‘조정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작년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 연속 ‘부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11∼12월에는 ‘성장제약’이라고 했는데, 1월에는 ‘조정국면’이라는 표현으로 바꿨다고 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KDI 경제동향’ 1월호에서 10개월 만에 ‘경기부진’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있었다. KDI는 그러면서도 “일부 지표가 경기 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우리 경제는 낮은 성장세에 머물러 있다”고 밝히고 있었다.
KDI는 완화될 ‘가능성’이고, 금통위는 완화되는 ‘움직임’이었다. 국민은 완화된 것과 완화되는 ‘움직임’이라는 표현의 차이점이 뭔지 알쏭달쏭하게 들리고 있었다. 선뜻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경제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조정’을 언급하고 있었다. 지난주 인천에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작년 4분기에 1.2% 성장하면서 올해 1분기는 기저효과로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는 보도다. 홍 부총리는 “전 분기 대비로 보는 성장률 특성상 전분기가 1% 이상 성장하면 다음 분기에 ‘조정’받는 경우가 많다”고도 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