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형마트에선 대게를 평시 대비 40~50% 할인해 판매했는데 행사기간을 남겨두고 조기 완판까지 기록하는 등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대형마트 몇몇 지점에선 대게를 사기 위해 오픈런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실제로 이마트는 지난 31일부터 3일까지 러시아산 대게 행사를 진행했다. 시세는 100g당 3980원으로 기존(8800원) 대비 두배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였다. 롯데마트도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일부지점을 통해 러시아산 대게를 최대 100g당 3590원에 할인 판매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준비된 물량은 행사종료 전인 5일에 동이 났다.
대형마트 뿐 아니라 일부 온라인몰에서도 중국에서 유입된 대게 물량 확보로 러시아산 대게를 기존보다 저렴하게 판매했다.
러시아산 대게를 대폭 할인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로 국내에 유입된 대게 물량이 크게 늘어서다. 생물은 오랜 기간 저장이 어려워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면 단기적으로 가격이 떨어지는 효과도 반영됐다.
일부에서는 ‘대게런’ 현상과 러시아산 대게 파티 인증글에 대해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이 시국에 러시아산 대게를 먹었다는 것을 SNS에 자랑삼아 올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누리꾼들은 이를 이유로 대게 대란 현상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한 커뮤니티에는 “이 시국에 꼭 러시아산 먹을 걸 티 내야하나”, “몇 푼 싸다고 사는 건 전비 대주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학살로 분위기가 어떤 데 러시아산 대게를 먹는다는 건지”, “전쟁 일으킨 나라의 그 어떤 물건도 구입하지 않겠다” 등의 반응이다.
대형마트도 행사를 앞두고 고심이 많았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양국의 지정학적 갈등이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산 대게를 취급하고 또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것 자체에 대해 내부 우려가 컸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번 대게 행사는 창립을 기념해 6개월 전부터 기획했고 물량 확보는 최소 2개월 전부터 진행했다”며 “국민적 정서와 분위기를 고려해 홍보나 다른 마케팅은 내부적으로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봉쇄 뿐 아니라 전쟁으로 발생할 재고 부족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물량을 많이 확보한 것 또한 대게 몸값을 낮추는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