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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끈 고쳐매는 명문제약, 위기탈출 대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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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끈 고쳐매는 명문제약, 위기탈출 대작전

붙이는 멀미약 明家의 부활 의지...부침 딛고 재기 발판 다져
"작년 한해로만 봤을 땐 흑자"...시작된 경영정상화로 재도약 가능성 시사

매각 대신 경영 정상화에 나선 명문제약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 경상개발비 등이 개선되는 등 재도약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명문제약, 그래픽 편집=김태형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매각 대신 경영 정상화에 나선 명문제약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 경상개발비 등이 개선되는 등 재도약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명문제약, 그래픽 편집=김태형 기자


붙이는 멀미약 '키미테'로 유명한 명문제약이 재기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수년간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던 명문제약은 지난해부터 수익성 확보에 성공하며 새로운 사업모델을 꾀하는 모습이다. 경영효율성을 카드로 부활에 나선단 각오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철한 명문제약 대표는 최근 최대주주 지분매각을 철회하고 돌파구 마련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배 대표가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통해 전한 경영 정상화 방안은 △원가구조 개선 △신사업 △신제품 라인업 등 세가지로 귀결된다.

배철한 대표는 그간 임직원의 노력을 치하하며 "최대주주 지분 매각을 철회하고 명문제약의 정상화에 매진하기로 했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췄다.

◆팔까 말까...갈피 못잡던 명문제약 2년


명문제약이 최대주주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시장에 처음 흘러나온 것은 2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3년 설립된 명문제약은 고(故) 우동일 회장의 외아들인 우석민 회장이 지분 20.0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우 회장 지분이 매각설에 휘말리자, 명문제약은 지난 2020년 11월 '최대주주 지분 매각 검토'를 공시하면서 내부적으로 논의되는 사실임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한달 뒤 미확정 공시를 냈고, 이듬해 3월에는 이 사실을 전면부인하면서 지분 매각추진 자체가 무산됐음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공시를 했고 일주일 뒤엔 또다시 선정해지를 발표하는 등 올해 3월까지 수차례 갈팡질팡 행보를 보였다. 그런데 지난 4일 돌연 매각 철회 공시를 낸데 이어 현재 지휘봉을 쥔 배 대표가 경영 정상화란 자구안을 마련하면서 '재기'를 다지게 된 것이다.

◆2022년 승부수 띄운다...재무 개선 작업 안간힘

이 같은 명문제약의 부활 의지는 무리수보단 승부수로 평가된다. 매각 추진 배경으로 꼽혔던 명문제약의 실적이 지난해부터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 이 회사의 지난 3년간 영업이익 추이를 살피면 2020년 290억원 최악의 손실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적자폭을 전년대비 5분의 1 수준(6억원)으로 줄였다. 올해 1분기에도 5600만원의 영업이익을 보이면서 긍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실제 현금을 의미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여전히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해 1분기 22억원 유출에서 5억원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영업활동을 통해 거둬들인 현금이 영업활동과정에서 쏟아부은 현금보다 많았던 폭을 개선시켰다는 이야기다.

동시에 위기극복 일환으로 긴급하게 조달했던 자금을 줄여나가는 대신 당장 융통할 수 있는 현금도 채우는 중이다. 명문제약의 단기차입금은 2019년 107억1000만원에서 2020년 112억2500만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들어 84억9000만원으로 개선됐고 올해 1분기는 5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대비 0.16%로 대폭 줄었다.

2019년 6억원 수준이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올해 1분기 44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지난 2년 전부터 거론된 더반골프클럽을 매각한다면 500~600억의 자금력이 추가될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에도 제품생산 체질개선 강공행진


제품에 대한 체질개선도 한창이다. 명문제약의 매출원가율은 2019년 54%에서 2020년 62%를 정점으로 올해 1분기 52%까지 향상됐다. 매출원가율이란 매출액에 대한 매출원가의 비율로, 원가율을 낮출수록 그만큼의 이익을 더 가져갈 수 있다.

반면, 지난해 1분기 5억3500만원에 그쳤던 경상개발비는 올해 1분기 20억6400만원으로 4배 가량 증가시키면서 신제품 개발 등에 대한 의지가 뚜렷했다. 명문제약은 올해 근이완계·소화기계·중추신경계 등 개량신약 3종 출시가 예고된 상태다.

특히 근이완계 품목으로 100억대 매출을 기록 중인 에페신 시리즈는 신규 라인업이 확대될 전망이다. 명문제약의 강점인 소화기와 순환기, 근골격계 분야에 개량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추가 제품 출시 등의 경쟁력을 더해 매출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명문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은 회계적인 이슈로 인해 마이너스로 잡혔을 뿐, 작년 한 해로 봤을 때는 흑자로 돌아선 것이나 다름없다"며 "올해는 신약개발로 인해 생물학적 동등성 실험과 임상 등에 비용 지출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김태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