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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만물상 편의점③] 이익률 '뚝'·인건비 '쑥'…많이 팔아도 남는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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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만물상 편의점③] 이익률 '뚝'·인건비 '쑥'…많이 팔아도 남는게 없다

2018년 이후 상승세 없던 영업이익률, 갈수록 높아지는 최저임금

그래픽=이영은 디자이너.이미지 확대보기
그래픽=이영은 디자이너.
오프라인 유통채널 강자로 입지를 넓히며 외형성장 중인 편의점에도 고민은 있다. 낮은 영업이익률과 최저임금 문제다.

매출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해마다 감소해 많이 파는 것 같아도 남는 게 없는 장사라서다. 수익률은 고전 중인데 때마다 오르는 최저임금은 또 다른 숙제다.
5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빅3의 영업이익률은 2018년 이후 줄곧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CU 영업이익률은 2015년 업계 마의 벽으로 불리던 4%를 돌파한 뒤 2017년까지 4.2%의 높은 수익률을 보이다가 2018년에 들어서면서 3.3%로 하락했다. 그러다 이듬해인 2019년은 3.3%에 머물렀고 2020년엔 2.6%, 지난해엔 2.65%에 그쳤다.

GS25도 마찬가지다. 2015년 4.1%를 기록했다가 2016년(3.8%)과 2017년(3.0%) 3%대로 내려왔다. 2018년에는 2.9%까지 떨어졌고 2019년에 다시 3.7%로 회복했으나 2020년에는 3.3%, 지난해에는 3.0%로 내려왔다.

세븐일레븐은 3사 중 영업이익률이 가장 낮다. CU와 GS25가 4%의 벽을 뚫던 2015년에도 1.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2017~2019년까지는 쭉 1.1%를 유지하다가 지난해에는 영업이익률이 0.04%까지 감소했다.

편의점 가맹점주도 벌이가 시원치않은 건 마찬가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편의점 월평균 매출 총이익은 915만원이다. 여기에 인건비, 임대료를 포함한 각종 고정비를 제하고 나면 100원 벌기도 어렵다. 올해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점주가 5일 동안 매일 10시간씩 일해야만 손익분기점에 근접하고 점주가 5일간 매일 12시간 일하면 60만원 남짓되는 돈을 손에 쥘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내년에는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 오른 9650원으로 확정돼 일부 점주들은 폐점까지 고려 중이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 등은 이미 많은 점주가 최저임금 지불 능력이 없다고 주장하며 이번 인상에 불만을 표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편의점주는 밑지는 장사를 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실제로 한국편의점주협의회가 내년 최저임금 시급을 적용해 점주가 내야 하는 인건비 등의 고정비를 계산한 결과 총 944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산업부가 집계한 올 상반기 기준 편의점 월평균 매출 총이익보다 30만원 더 많다. 고정비는 점주가 5일 동안 매일 10시간씩 근무한다는 조건을 더해 계산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 점포당 월 30~45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라며 "적자 점포 비율이 60%에 다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본사 입장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은 반갑지 않다. 점주들이 인건비 인상으로 부담을 느껴 폐점하거나 심야영업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가뜩이나 편의점간 치열한 경쟁으로 본사가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도 편의점주 단체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본사에 수수료 인하 등을 요구하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각 편의점 본사는 이 같은 점주들의 고충을 고려해 상생지원금 등을 마련, 적극 지원 중이다. 지원금 규모만 적게는 400억원 많게는 2000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누구보다 가맹점주가 가장 힘들겠지만 본사 차원에서도 지원금을 높여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심야영업을 중단하는 등의 점주가 늘어나는 점도 본사 입장에서는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