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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소스도 잡는다…CJ제일제당의 비건 시장 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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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소스도 잡는다…CJ제일제당의 비건 시장 공략법

쇠고기 맛 구현한 '비건 다시다'로 식물성 제품군 확장

비건 다시다. 사진=CJ제일제당이미지 확대보기
비건 다시다.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식물성 조미료를 내놨다. 식물성 식품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식물성 조미료를 선보이며 국내 비건 소스, 조미료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목표다. 대체육, 대체우유에 이어 비건 조미료까지 선보이면서 식물성 식품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달 27일 식물성 조미료 ‘비건 다시다’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콩단백질을 활용해 쇠고기 향미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제품은 국물요리, 볶음, 무침 등 한식을 비롯해 파스타 등 서양 요리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이 비건 다시다를 내놓은 이유는 국내 채식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반면 소스, 조미료 품목은 시장 형성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비건식품 품목에서 우유 대체식(40.%)과 대체육(39.5%)의 구입경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와 달리 비건 소스 양념류는 구입 경험이 7.9%로 나타났다.

이 틈새를 노려 CJ제일제당이 비건 소스, 조미료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CJ제일제당 측은 국내 비건 소스, 조미료 시장을 개척하고 육성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 커지는 채식 시장서 고기와 유사한 맛으로 차별점 강조


CJ제일제당이 식물성 식품 시장에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론칭한 후 왕교자,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등 식물성 제품을 지속해서 선보였다. 지난 6월에는 식물성 대체유 브랜드 ‘얼티브’를 론칭하고 식물성 음료를 출시한 바 있다.

바이오 부문에서는 2020년 천연 조미소재 ‘테이스트엔리치’, ‘플레이버엔리치’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B2B 사업을 전개해오고 있다. 테이스트엔리치의 경우 지난해 연간 약 340억원을 기록하며 바이오 사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는 연간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CJ제일제당이 식물성 식품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배경은 국내외 식물성 식품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식물성 식품 시장은 26조4000억원 규모로 5년 동안 연평균 35%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시장 규모는 약 6600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채식 인구 또한 2008년 15만명에 달했으나 올해 약 200만명으로 늘었다.

국내 시장에서 비건 소스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두유로 만든 마요네즈, 버섯으로 굴소스 맛을 낸 비건소스, 채소 우린 물로 만든 조미료, 채식 중화소스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든 다양한 비건소스들이 있다.

이 가운데 CJ제일제당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쇠고기 맛을 구현한 점을 비건 다시다의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특히 다시다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핵심제품이기도 하다.

이에 자사 기술력으로 콩 베이스 간장에 열 반응을 가해 쇠고기 향을 내는 최적의 온도를 찾아냈다. 기존에도 비건 소스, 조미료가 존재했지만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비건 제품이 심심하게 느껴졌다는 반응을 반영한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건 소스에 대한 수요는 있었지만 소비자들이 맛에 만족하지 못했던 점에 착안했다”면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쇠고기 다시다의 맛을 구현한 것이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쇠고기 다시다와 유사한 맛을 내는 전략은 기존 식물성 식품 사업에서도 내세운 경쟁력이다. 앞서 선보였던 대체육 제품들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식물성 단백질 소재인 TVP를 적용해 만들었다. 해당 소재는 대두, 완두 등을 배합하면서 단백질 조직들이 엉겨 붙어 실제 고기와 유사한 탄력과 육질, 육즙을 내도록 개발한 것이다. 이처럼 실제 고기의 맛과 식감을 유지하는 것이 CJ제일제당이 식물성 식품에서 강조하는 차별점이다.

CJ제일제당은 향후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도 비건 다시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일반 가정뿐만 아니라 직장, 학교 등 단체급식에서도 식물성 식품은 주목받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다시다는 외식 채널에서도 잘 팔리는 제품이기에 비건 다시다는 B2B 시장에서도 대체 식품 원료가 될 수 있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다시다 수요가 높은 해외 국가에 대한 진출을 검토하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안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hj04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