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조동민 프랜차이즈협회장 "3년내 대표산업 키울터"

공유
0

조동민 프랜차이즈협회장 "3년내 대표산업 키울터"

▲ '프랜차이즈업계의 마당발'로 통하며 굵직한 현안 해결에 항상 앞장서 온 조동민 한국프랜차이즈협회장. [사진=홍정수 기자][글로벌이코노믹=이진우 기자] 한국의 프랜차이즈 산업은 약 30년에 이르는 역사를 자랑한다. 현재 전체 프랜차이즈산업의 국내 총생산액은 무려 100조원에 이른다. 이런 저런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이름을 달고 영업하고 있는 가맹점만 30만개이며 전체 종사자 규모도 15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산업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상시적인 구조조정으로 직장에서 자의반 타의반 쫓겨난 봉급쟁이들의 ‘희망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2003~2005년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이런 퇴직자들의 주머니돈을 노린 일부 프랜차이즈 가맹업체(본부)들이 체계적인 가맹 시스템 없이 ‘창업 대박’의 장밋빛 과대선전을 통해 마구잡이식 가맹점 모집 뒤 돈을 챙기고는 잠적해 버리는 사회적 폐해가 빈발하면서 프랜차이즈산업 전체가 졸지에 ‘사기꾼’의 오명과 편견을 뒤집어 썼다.

희망산업과 사기꾼이라는 극과 극의 괴리는 그동안 정부의 적절한 규제와 업계의 뼈를 깎는 자정 노력으로 차츰 메워지면서 프랜차이즈산업은 실추된 위상과 명예를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이같은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의 지속 성장과 자기 혁신을 이끌고 있는 흐름의 중심에는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가 우뚝 서 있다.

1998년 창립한 프랜차이즈협회는 15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현재 700여개의 가맹업체(본부)를 회원사로 두고 있으며, 대표 수장이 세 차례 갈렸다.

지난 8월23일 프랜차이즈협회 5대 회장으로 만장일치 추대된 조동민 회장은 협회 창립멤버로 지난 15년간 부회장직을 수행하며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산증인이기도 하다.

‘프랜차이즈업계의 마당발’로 불리는 조 회장은 업계의 사정을 누구보다 정확하고 폭넓게 알고 있는 만큼 프랜차이즈산업과 협회가 안고 있는 현안과 과제들을 풀어나갈 ‘종결자’로 꼽히고 있다.
취임 한 달이 채 안된 조동민 회장을 이달 중순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서울 사당동 ㈜대대 사무실에서 만나 취임 이후 근황과 포부를 들어봤다.


▲ [사진=홍정수 기자]-협회장 맡으신 지 20일밖에 안됐지만 소감은.


“사실 공식일정은 협회장에 추대되면서 시작됐다. 바깥에서 보면 한 단체의 수장으로 뽑힌 게 영광이자 명예일 수 있다. 또한 적당한 봉사자리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정기국회 중이라 대정부 활동으로 바쁘다.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이 단체장으로서 몸을 버렸야 하고 시간도 버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자기 자신을 버리지 않으면 안되는 자리라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다. 단체장은 봉사가 아닌 희생을 해야 한다.”

-선출 소감으로 밝혔던 가맹본부와 가맹점간 동반성장, 국내 프랜차이즈의 해외진출 지원을 통한 글로벌 브랜드 육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동반성장은 프랜차이즈산업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사실 가맹업체들은 지난 30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오는 과정에서 뒤를 못 보면서 생긴 갈등적 요소가 있었다. 갈등을 보는 시각은 두 가지다. 첫째는 가맹점들이 독립 자영업자들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시각은 본사들이 가맹점에 과도한 통제와 규제를 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견해를 전적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큰 틀의 동반성장에 부합되지 않다는 점에서 일부 수긍한다. 따라서 프랜차이즈협회 차원에서 독립 자영업자를 돕기 위한 실행가능한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협회 내에 ‘독립 자영업자 멘토단’을 구성했다. 프랜차이즈 사업자(CEO)들은 사업 경험과 성공 노하우를 갖고 있다. 협회는 이런 인적 자원을 비롯해 교육 시스템, 사업 매뉴얼을 업종 별로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장점을 멘토단으로 모아 독립 자영업자의 장사 지원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네빵집들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때문에 다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프랜차이즈 가게들을 무조건 규제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사실 더 맛있고 위생적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측면도 인정해야 한다.

서로 상생하기 위해선 협회 멘토단을 중심으로 독립 자영업자들에게 CEO경영 강의, 프랜차이즈식 조리 및 위생, 서비스정신 등 교육 실시, 매뉴얼과 신메뉴 개발 등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참고로 통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창업이 5년 이내에 폐업할 수 있는 확률은 15%밖에 안된다. 반면에 독립 자영업자가 5년 이내 망할 수 있는 확률은 80%로 나왔다.

독립 자영업자들을 도와 함께 잘 살자는 게 멘토단 설치와 운영의 당위성이다.”

-가맹본사가 가맹점들을 과도하게 규제한다는 주장은 현실이지 않은가.


“얼마 전 어느 죽 가맹점에서 본부의 통제와 규제에 반발해 독자적인 메뉴를 제공한다면서 고객에게 식은 죽을 줘 말썽이 된 사건이 언론에 크게 보도된 바 있었다. 그런 가맹점 하나 때문에 본부 지도에 잘 따른 900개 넘는 해당 죽 브랜드의 다른 점포들이 얼마나 큰 피해를 봤는가.

사실 그런 사례가 너무 많다. 프랜차이즈 특성 중 하나가 본부 시스템에 잘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본부 통제에 불만은 있을 수 있지만, 문제는 나 한사람, 한 점포에서 만일 불상사가 발생하면 대다수의 가맹점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본부는 소수 가맹점의 이런 돌출 행위를 막아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일종의 직무유기다.

가맹점 가운데 5% 가량은 상권 변화, 잘못된 입지 및 메뉴 선정, 점주의 불성실 등으로 불가피하게 사업이 망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일부 본부의 잘못도 인정한다. 그렇지만 30년 가량 밖에 안된 프랜차이즈산업과 종사자들을 너무 과도하게 폄하하고 있다고 본다.

-해외진출 지원을 약속했는데, 한식 세계화 사업이 있지 않는가.


“한식 세계화는 이명박정부의 작품이다. 발상은 좋았지만 유명 세프(요리사) 한 사람이 외국에 가서 활약한다고 한식 세계화가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외국에 매장 하나가 나갈려면 서비스, 매뉴얼, 입지(상권), 브랜드 이미지(BI), 홍보 마케팅 등 복합적인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제까지 한식 세계화는 세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즉, 요리만 잘 하면 세계에서 통할 수 있다고 생각인데, 잘못된 접근법이었다. 차라리 외식 프랜차이즈의 세계화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해외에 진출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많다. 현재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90개에 가맹점 1000개 가량이 해외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외식업간 경쟁은 다른 나라보다 더 치열하다. 가령 미국, 일본의 경우 자영업자 가운데 외식업의 비중이 20%밖에 안되지만 한국은 68%나 된다. 미국, 일본은 외식이 아닌 서비스와 도소매 업종이 40%씩 80%에 이른다. 우리는 각각 15%로 모두 30%에 머물고 있다. 이는 구조적인 문제다. 기업들이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정부에서 풀어야 한다. 서비스업종을 육성시켜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 서비스업종 아이템이 많이 안 나오는 이유는 로열티 관행이 없기 때문이다. 외국은 ‘프랜차이즈=로열티’ 인식이 돼 있다. 우리는 로열티 개념이 없다보니 본부에서 수익구조가 나오지 못한다. 그러니 누가 서비스 프랜차이즈를 하려 하겠는가. 정부나 정치권에서 로열티 법제화가 안된다면 차라리 지식서비스권을 1년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조치라도 취해져야 한다. 현재는 규제도, 제재도 없다.

얘기가 약간 비켜갔지만, 어쨌든 협회는 해외지원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현재 기획단계다. 해외진출을 원하는 본부들에게 직접 노하우를 전수하거나, 관련 포럼을 열어 간접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해외시장 개척 정보의 데이트베이스화, 홍보물 제작 및 해외박람회 배포 등을 적극 제공할 생각이다.”


▲ 지난 10월23일 취임식에서 프랜차이즈협회의 역할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는 조동민 회장. [사진=프랜차이즈협회]
-정부와 기존 산업계에서 프랜차이즈산업을 상대적으로 평가절하하고 있다는 느낌인데 위상 강화와 운영 개선 방안이 있다면.


“종전까지 프랜차이즈협회에 중견기업, 대기업이 가입하지 않았는데 제가 취임하면서 정관장, 파리바게트, 목우촌, 뚜레쥬르 같은 대형 외식 브랜드를 포함해 박준미장, 네이처 리퍼블릭 등 비외식 중견 브랜드 등을 부회장사로 대거 참여시켰다. 이처럼 협회의 외연 확대에 노력할 것이다. 1000개 회원사가 목표이다.

향후 15년의 과제는 정부와 정치권에 프랜차이즈산업과 협회를 제대로 인식시키고 위상을 제고, 강화시키는 일이다. 국내총생산 100조원에 종사자 150만명에 걸맞게 관련 제도와 법률을 만들고 고쳐야 한다. 물론 프랜차이즈인 스스로 정화시켜야 할 것도 많다.

특히 창업컨설팅 전문가들을 협회에 등록시켜 교육하고, 정화시켜야 한다. 대학을 갓 졸업한 초보 컨설턴트들이 프랜차이즈 컨설팅과 관련 용어를 남발하고 있다. 협회 차원에서 자율정화 기구를 만들고 컨설팅업체가 하던 가맹업자 교육과 통제 등 업무를 맡아 처리할 생각이다.”

-자율이란 말은 좋지만 한계가 있지 않나.


“법적 강제력을 동원해 업계를 정화시키자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법을 만들어도 빠져나가는 편법행위는 언제나 있어 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분쟁조정기구가 있지만 조정신청을 당한 가맹본부는 정부를 의식해 그냥 도장 찍고 나온다.

객관적으로 자율조정이 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려고 한다. 협회 내에 자영 프랜차이즈 공제조합과 가맹점 불평불만신고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본부와 가맹점간 분쟁을 협회에서 신고 받아 민간 차원에서 객관적으로 자율조정해 보자는 취지다. 조정 결과 본부가 잘못했으면 공제조합을 통해 가맹점 피해를 보전해 주면 된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프랜차이즈업계도 정치권에 바라는 바가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사회적 화두가 경제 민주화이다. 그런 점에서 프랜차이즈 업계를 경제 민주화에 반하는 요소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즉 본부와 가맹점의 관계라는 점에서 프랜차이즈업체를 대기업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앞에서 누차 강조했듯이 프랜차이즈는 본부나 가맹점이든 독립 자영업자이다. 각당 대선캠프 사람들과 만나 설득시키려 애쓰고 있다.

대선 후보들을 초청해 생맥주집에서 자영업자들과 테이블을 마주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보려 한다. 자영업자 실제 모습과 사정을 직접 보고 듣는 게 바로 동반성장이 아니겠는가. 프랜차이즈를 한 부분만 보고 사기꾼 집단으로 매도하지만, 사실 일자리 창출을 늘리려면 자영업을 질적, 양적으로 확대해 경쟁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바로 프랜차이즈가 답이다. 대선후보쪽에 프랜차이즈산업 정책 제안을 개발해 전달할 생각이다.”

▲ 조동민 회장은 "임기 3년 내에 한국 프랜차이즈산업의 위상을 미국, 일본처럼 높이겠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사진=프랜차이즈협회]-정책 제안에 어떤 내용들이 포함되는가.

“현재 여야가 만든 관련 법안들 중에 네가지 독소조항법이 있다. 가맹점협회 설립, 가맹점 손해시 3배 청구가 가능한 손해배상 징벌제, 1급 가맹점의 경영정보 10개를 신규 가맹점에 제공, 가맹점 리모델링 시 본사 40% 부담 등이다. 독소조항들은 악용될 소지가 너무 많다. 협회가 자율적으로 동반성장을 유도하고 있는데 이런 강제조항을 이행한다면 어떤 프랜차이즈 본부도 살아남기 힘들다. 결국 가맹점 피해로 이어진다. 독소조항들은 동반성장으로 가는 해법이 아니다.”

-이전 협회장까지 선거를 치르면서 내부간 갈등대립도 없지 않았지만 이번엔 만장일치로 추대돼 협회 화합을 이끌 적임자라는 기대가 많다.


“프랜차이즈 발전과 화합을 위해 정부, 정치권, 언론, 학계 등 네 집단과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협회 운영 시스템을 계획적으로 꾸려나가면서 회장이 자신을 버리고 뛰어다니면서 희생한다면 회원사들이 공감하고 전적으로 도와줄 것이라 믿는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랬다. 임기 2~3년 내에 한국 프랜차이즈산업을 미국이나 일본처럼 신뢰하는 산업군으로 만드는게 개인적인 목표이고 희망사항이다.

앞에서 제시한 독립자영업자 멘토단, 자영프랜차이즈 공제조합, 가맹점 불평불만신고센터 등 설치 외에도 명사 초청 소모임 활성화, 4년제 대학에 프랜차이즈학과 신설 추진 등을 이끌어 내면 손가락질하던 회원사들도 협회를 중심으로 한마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