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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 임단협 잠정 합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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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 임단협 잠정 합의 성공

[글로벌이코노믹=장서연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5월28일 첫 상견례를 갖고 교섭에 나선 지 101일만에 올해 임단협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간 부분파업 10회, 잔업·특근 거부 15회로 발생한 생산차질액은 1조225억원(5만191대). 지난해 진행된 파업으로 인한 생산손실 1조7048억원보다는 적다.
하지만 올 상반기 11주간 진행된 휴일 특근 거부로 인한 1조 6000억원의 생산차질을 포함하면 올해만 2조6225억원의 매출손실을 발생시켰다.

다만 24차례나 되는 열띤 교섭을 진행하면서도 최악의 사태인 전면 파업을 피하고 노조도 끝까지 성실하게 사측과 교섭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올해 임단협을 마침내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물러서지 않는 '원칙 교섭'…"경제·노동계 평가 받을 것"

현대차 노사의 임금 합의안은 ▲기본급 9만7000원 인상(기본급 대비 5.14%, 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350%+500만원 ▲주간연속2교대 제도 도입 특별합의 100% ▲품질향상 성과 장려금 50%+50만원 ▲사업목표 달성 장려금 300만원 ▲주간연속2교대제 포인트 50만 포인트 지급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이다.

현대차측은 올해 임단협 기조를 '원칙있는 교섭을 통한 새 노사관계 정립'으로 정하고 지난 100여일 동안 노조와 팽팽히 맞사왔다.

매년 연례 행사처럼 반복돼 온 '습관적 파업'에 대해 사측이 쉽사리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 그 결과 무리한 요구들을 물리칠 수 있었다는 데 현대차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사측은 물론 경제계, 일반 시민들까지 우려를 나타냈던 ▲대학 미진학 자녀 기술취득지원금 1000만원 ▲조합활동 면책특권 ▲정년 61세 ▲연월차 사용분에 대한 추가 금전보상 등의 요구안에 대해 수용불가 입장을 관철해 냈다.

또 엄정한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지켜냈다는 점도 현대차는 이번 파업의 성공 요인으로 꼽고 있다.

현대차는 경영성과에 대해선 합리적 보상을 실시하되 총 15일간 지속된 부분파업 등에 대해선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지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노조간부 고소고발·손배소 철회도 추후 논의하기로 하는 등 원칙에에서 벗어난 무리한 요구들을 배격하며 노조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최대의 경영성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경영위기와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노사가 전년도 수준에서 임금인상안을 결정한 것은 지역 경제계와 노동계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 노사는 복지, 사회공헌 등 초일류 브랜드 도약을 목표로 임단협 합의안을 만들어냈다.

양측은 주거지원 대출기금, 미혼자 결혼자금 기금 확대 등 생활·근로환경 안정화는 물론 재래시장 상품권(100억원) 구입, 사회공헌기금 50억원 출연 등 지역 소상공인과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올해도 피해가지 못한 파업…자동차 산업에 근심 안겨

하지만 현대차는 올해도 파업을 피해가지 못하며 한국 자동차 산업에 또 하나의 큰 근심을 안겼다.

최근 현대차 등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유럽, 미국, 일본 등과 한바탕 생사를 다투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도 노사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업계에 불안감을 안겼다.

현대차는 1987년 노조 설립이후 1994년과 2009~2011년 등 총 4번을 제외하곤 어김없이 파업을 단행했다. 지난해까지 총 382일간 파업이 진행됐고 이에 따른 생산차질 대수는 120만4458대, 금액으로는 13조3730억원에 달한다.

올해도 상반기 11주간의 주말특근 거부로 인해 이미 8만3030대, 1조7000억원 정도의 생산차질이 빚어졌다. 현대차는 특근 거부 등의 여파로 올 상반기 국내시장에서 작년 동기 대비 0.7% 줄어든 32만5518대를 판매하는데 그쳤고, 기아차 역시 국내공장 출고판매가 3.9% 줄어든 81만8000대에 그쳤다.

이에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는 물론 부품 협력사 등까지 이번 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었다.

다만 현대차는 올해만큼은 임단협 합의안 외에도 양측이 경쟁력의 발목을 잡던 생산성과 적기 생산대응 등에 노사가 뜻을 같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판매경쟁력 유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신차종과 개조차를 개발하여 투입하고 성공적 론칭을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회사의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미래 친환경차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기로 하는 등 뜻을 한 데 모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위기 등 어려운 경영여건을 함께 극복하고 생산 및 품질 등 회사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에 노사가 공감했다”며 “선진 노사문화 발전을 통해 고객관심과 성원에 보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는 9일 실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