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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S-OIL 지분팔아 항공ㆍ해운 다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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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S-OIL 지분팔아 항공ㆍ해운 다 살릴까?

자회사 한진에너지 지분매각, 1대 주주 아람코와 협상 관건

[글로벌이코노믹=박종준 기자] 최근 한진해운 경영권까지 손에 쥔 조양호(사진) 한진그룹 회장이 이번에는 ‘본가’ 대한항공 재무구조에 팔을 걷어 부친다. 그 일환으로 조 회장은 대한항공 자회사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S-OIL(에쓰오일) 지분 매각을 위해 1대주주인 아람코 총재와 협상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30일 업계 등에 따르면 조 회장은 6월초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국제민간항공운송협회(IATA) 참석 기간 동안 아람코 총재와 만나 지분매각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19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S-OIL지분 매각 등을 통해 당시 800%까지 오른 부채비율을 400%대로 떨어뜨리기 위해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총 3조5000여 억원의 유동성 자금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한진그룹의 ‘얼굴’이자 주력사인 대한항공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인 S-OIL 지분 매각은 블록딜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대한항공은 자회사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S-OIL 지분 약 3198만주 중 3000만주를 2조3400억원에 일괄매각하기로 하고 현재까지 아람코 측과 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조 회장은 최근 아람코 측이 에쓰오일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이유로 매각가 하향조정 움직임을 감지하고 이번에 아람코 총재와의 ‘원포인트’ 협상을 통해 매각 협상을 매조지하겠다는 복안이다.

관건은 에쓰오일의 주가다. S-Oil은 30일 오전 9시1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0.54%(300원) 빠진 5만5400원에 거래 중이다.

이에 따라 한진에너지 보유 S-OIL 지분율도 감소하기 마련이다. 당초 지난해 말 임시이사회일 기준 주가 7만2400원과 현재 주가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따라서 대한항공 측이 당초 예상한 2조2000억원과는 거리가 있다. 이 대목은 이번 아람코 측과 조 회장 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아람코 측이 주가를 이유로 매각가를 하향조정하려고 나올 게 빤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번 아람코 측과의 S-OIL 지분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당초 계획한 대한항공의 자구 계획이 수정될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당초 대한항공은 부채비율을 오는 2015년까지 반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었던 터라 아직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이 기간 자산 매각이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달성이 가능하다.

여기에 최근 대한항공이 유상증자 등을 통해 한진해운 살리기에 나서 재무부담이 높아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만큼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재무 부담을 효율적으로 분산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더욱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대한항공 재무구조 개선의 첫 단추는 S-OIL 지분 매각에 있는 만큼 조 회장의 이번 아람코 총재와의 협상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홍보실 관계자는 이날 “이 사안을 어느 쪽에서도 문의해온 적 없어서 사실 확인을 하질 않았다”며 “특히 이 내용을 회장님으로부터 전해들은 바 없어 코멘트할 부분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또한 회사 측은 사실 여부나 지분 매각에 따른 S-OIL 주가는 좀 더 지켜보자며 직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