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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비선 실세'의혹 최순실 57일만에 전격 귀국…검찰수사 급물살 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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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비선 실세'의혹 최순실 57일만에 전격 귀국…검찰수사 급물살 타나

[글로벌이코노믹 최주영 기자]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가 30일 독일로 출국한 지 57일만에 전격 귀국한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씨가 미르·K스포츠재단 소유와 관련 검찰 수사 본격화·언론의 취재경쟁·여론압박 등을 견디지 못해 귀국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변호인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수사에 협조해 사실대로 밝히겠다고 전달함에 따라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딸 정유라 없이 홀로 극비 입국

그동안 독일 등 유럽에서 머물던 최씨는 이날 오전 7시 35분께 런던발 브리티시에어웨이 항공편을 이용해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돌아왔다. 하지만 딸 정유라(20)씨는 동행하지 않았다.

최씨가 영국을 통해 외국항공사 항공편으로 입국한 것은 자신에게 쏠려 있는 전 국민의 시선을 따돌리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최순실 귀국/YTN 화면 캡처
최순실 귀국/YTN 화면 캡처


그가 국내에 모습을 드러낸 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확대일로에 있던 지난달 3일 독일로 출국한지 57일 만이다.

애초 최씨는 27일자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건강상 문제로 당장은 귀국할 수는 없다고 밝혔지만 이날 귀국을 단행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씨가 귀국을 미루는 동안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여론이 일파만파 커지자 후폭풍을 우려했다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귀국이 어느 그 누구의 강요도 아닌 스스로의 결정에 따른 행보라는 이야기도 있다. 최씨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동북아 이경재 변호인(67·사법연수원 4기)도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귀국은) 내가 설득한 게 아니라 본인이 빨리 들어가서 밝히겠다고 한 데 따른 것"이라면서 "검찰에서 언제든지 오라면 가겠다"고 최씨의 결심에 따른 귀국임을 강조했다.

최씨가 독일이 아닌 영국에서 비행기를 탄 이유에 대해 관심도 쏠린다. 취재진이 많이 몰릴 것을 우려해 영국을 경유해 입국했을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벨기에, 덴마크로 도피했다는 등 여러 소문이 있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며 "본인 말로는 독일 현지에서 언론 추적이 너무 심해 힘들어 런던에서 출발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앞서 이 변호사는 오전 9시30분 자신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동 정곡빌딩에서 회견을 열어 최씨 귀국 사실을 밝히고 "검찰 수사 담당자에게 최씨가 건강이 좋지 않고 장시간 여행·시차 등으로 매우 지쳐 있으므로 하루 정도 몸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수사 급물살…관련자 '소환조사'

최씨의 극비리 입국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국정농단 사태를 둘러싼 검찰 수사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 변호사는 "최씨 본인의 정확한 기억을 바탕으로 한 진술을 듣기 위해선 몸을 추스를 여유가 필요하다. 검찰에서 소환하면 어떤 경우에도 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대변했다.

최씨 측은 현재 검찰 수사팀과 소환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선실세' 의혹 최순실씨가 극비리에 귀국한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동북아 1층로비에서 최 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시스
'비선실세' 의혹 최순실씨가 극비리에 귀국한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동북아 1층로비에서 최 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최씨를 오늘 소환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이르면 31일 조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조사대상자가 해외에서 귀국하면 하루 쉬게 해준다"며 "국내 소재 등을 다 파악해 놓고 있어 (도주나 잠적 등을) 걱정할 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씨에 대해 ▲ 미르·K스포츠재단 불법 설립 등 ▲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 청와대 문건 유출 등 의혹 전반을 추궁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안종범 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정호성 부속비서관 등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 중이다.

안 수석은 재단 설립 및 800억원대 기금 모금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정 비서관은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기밀 문건을 대량 최씨에게 유출했다는 의혹을 각각 받는다.

검찰은 또 최씨의 최측근 '2인방'인 고영태(40)씨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최씨의 태블릿PC 개통자로 지목된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 소속 김한수 선임행정관, 최씨를 수행·보좌했다는 의혹을 받는 청와대 제2부속실 이영선 전 행정관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
최주영 기자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