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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이재명… 민주당 의원 워크숍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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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이재명… 민주당 의원 워크숍 뒷얘기

'이재명 책임론' 면전서 쏟아진 전대 불출마 요구
홍영표, 동반 불출마 제안… 이재명 "108번뇌 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의원과 홍영표 의원이 24일 충남 예산군 덕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당 워크숍을 마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의원과 홍영표 의원이 24일 충남 예산군 덕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당 워크숍을 마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의원 155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23~24일 양일간 충남 예산에서 워크숍을 열어 머리를 맞댄 것이다. 논의 주제는 두 갈래로 나눠졌다. 대선·지방선거 패배 원인 분석과 당의 진로 모색이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연이은 선거 패배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다시 힘차게 전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설명하며, "치열한 토론과 끈끈한 동지애가 당을 살릴 것"이라고 확신했다.

야심찬 시작을 알렸지만 분위기는 무거웠다. 당 지도부의 기대와 달리 친문계와 비이재명(비명)계의 성토장을 방불케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만큼 선거 패인과 당의 미래를 논하는 과정에서 이재명 의원에 대한 비판과 제언이 쏟아졌다는 뜻이다. 특히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오는 8월 열린다는 점에서 이 의원의 출마 여부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주제 없이 진행된 자유토론에서다. 5선의 설훈 의원이 "이 의원은 전대에 출마하면 안 된다"고 직언하며 논쟁에 물꼬를 텄다는 후문이다. 상당수 의원들은 이 의원의 불출마에 동의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의 말처럼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후보자에게 있다는데 이견이 없고,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에 보궐선거에 출마해 민심을 역행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서다.

즉, 대선은 물론 보궐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패인의 요인을 제공한 사람은 2선으로 물러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진 조별토론에선 한층 더 격해진 말들이 오갔다. 이른바 '죽음의 조'로 불린 14조 토론에서다. 이 의원과 당대표 자리를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홍영표 의원이 한 조를 이뤄 마주 보고 앉았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조별토론에서 홍 의원이 "대권 후보에게 전대 출마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출마하면 당내 갈등이 커질 수 있다"며 불출마 압박에 가세하자 이 의원은 "전대에 나가는 것이 개인적으론 손해일 수 있다.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홍 의원은 이 의원에게 동반 불출마를 제안하기도 했다. 같은 당 재선 의원 48명 중 35명이 두 사람 모두 나오지 마라고 말한 데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홍 의원이 기자들에게 밝힌 이유다.

같은 조로 배정된 송갑석 의원의 불출마 제언도 이목을 끌만 했다. 그는 대선 패배 후 바로 야당 총재가 됐다가 다시 낙선한 이회창 전 총재, 태극기 부대를 등에 업은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의 실패 사례를 언급하며 이 의원의 전대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와 함께 당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이 의원의 조속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참석자들의 제언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대 불출마를 요구받은 이 의원이나, 그를 따르는 친명계는 말을 아꼈다. 직접 반박하는 대신 '다른 대안이 없지 않느냐'는 항변을 택했다. 때문에 워크숍에서 계파간 갈등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일부 의원들에게 "108번뇌를 하고 있다"며 출마 여부를 고민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계 사이에선 이 의원이 면전에서 자신에 대한 비토 목소리를 접한 만큼 거취에 대한 입장 표명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전대는 8월28일에 개최된다. 이에 따라 후보 등록 시점은 내달 중순으로 점쳐진다. 전대를 앞두고 당의 단합을 위한 워크숍을 열었지만 이 의원의 출마 여부가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계파간 공방은 과제로 남았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