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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기시다, 나토서 4분 '깜짝 회동'…관계개선 물꼬 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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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기시다, 나토서 4분 '깜짝 회동'…관계개선 물꼬 텄나

한일 정상, 취임 후 첫 대면...향후 현안해결 모멘텀 마련 주목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TV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TV 제공
한국과 일본 정상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약식회동'(풀어사이드· pull aside)에 가까운 조우를 통해 양국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려는 시도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4분 남짓한 이번 회동은 전날 밤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가 주최한 환영 만찬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먼저 윤 대통령에게 인사를 건네면서 이뤄졌다.
두 정상은 본격적인 대화에 앞서 선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어색함을 풀었다.

기시다 총리가 먼저 윤 대통령 취임과 6·1 지방선거 승리를 축하한다는 뜻을 전했고 윤 대통령도 기시다 총리에서 내달 10일 참의원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길 기원한다며 화답했다.

이후 두 정상은 양국관계 개선 중요성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한일간 현안을 조속히 해결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갈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나토 계기 한일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내달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을 에둘러 언급하며, 선거 이후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지향적'이라는 표현으로 미뤄볼 때 한일관계 최대 난제로 꼽히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의 해법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가안보실 관계자가 지난 26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 실무레벨 간에 강제징용 문제 등에서 한일 협의 모멘텀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 한일 셔틀 외교도 재개될 수 있다"고 말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 발언에 사의와 함께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를 위해 노력해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어 "한일관계가 더 건강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며 양국 관계의 조속한 정상화를 재차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9일(현지시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정상간 대화에서 과거사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취임한 윤 대통령과 지난해 10월 일본 총리가 된 기시다 총리가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정상은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통화(3월 11일), 한일정책협의단 파견(4월 24일) 등을 통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관계 개선을 강조해 왔지만, 나토 계기 단독 대좌할 자리는 끝내 만들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조속한 관계 개선에 의구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총리가 만찬장에서 먼저 인사를 건네면서 회동이 성사됐고, 양측이 관계 개선에 한 목소리를 낸 만큼 신뢰 회복과 현안 해결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한걸음 나아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이번 만남에 대해 "약식회동과 조우의 중간 정도 되는 것으로 본다"며 "기시다 총리의 발언도 한일 현안 문제를 빨리 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으로 나토 초청을 받은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간 4자 회동, 한·미·일 정상회담, 나토 회원국·파트너국 정상회의를 통해서도 만나게 된다. 이를 통해 양국 정상은 보다 더 유대감을 쌓을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d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