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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의 역사적"…"중국에 대한 지나친 군사적 접근은 배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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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의 역사적"…"중국에 대한 지나친 군사적 접근은 배제해야"

나토 정상회담에서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와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로이터
나토 정상회담에서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와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로이터
최근 개최된 나토(NATO)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오래된 적국인 러시아를 강하게 떠밀고 러시아와 동조하는 중국을 새로운 위협으로 강조하는 등 새로운 목표를 찾았다.

파리-대서양 횡단 동맹국과 태평양 파트너 국가들은 지난 6월말 마드리드에 모여 나토 정상 회담을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군사력 증가에 따른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냉전 이후 수십 년 동안 나토 동맹이 그간 빛을 잃었다면 블라디미르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원래의 임무였던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그 의미를 되찾았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유럽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안보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올해 회담을 "역사적이고 변혁적인" 재결합이라고 밝혔다.

나토는 오래된 적인 러시아에 시선을 고정하는 동시에 전략적 개념 문서에서 처음으로 중국이 제기한 '시스템적 도전'을 언급하면서 잠재적인 새로운 위협도 주시했다.

다음은 정상 회담에서 논의된 주요 5가지 하이라이트 내용이다.

유럽에서의 전쟁은 나토의 목적을 쇄신


지난 수요일 승인된 최신 전략 개념(동맹 문서)은 러시아를 동맹국의 안보에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정의한다. 그들은 국제법치에 대한 공동의 약속을 표명하면서 공동 자금을 강화하는 데 동의했다.

근본적인 변화를 보자면 나토는 비상 경계군을 현재 4만 명에서 30만 명으로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목요일 미국이 8억 달러 상당의 군사 원조를 추가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의 경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미 블록의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군대, 선박, 비행기 및 무기 지원을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 모르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꺾는 것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월 30일 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 온 후에도 우크리아나에 대한 지속적 지원을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10억 파운드(12억 달러)를 추가로 약속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더 많은 중무기를 약속했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청신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핀란드와 스웨덴이 동맹에 가입하는 것을 반대해 오다 찬성으로 선회했지만, 자비심에서 나온 것은 아니었다. 헬싱키와 스톡홀름은 터키가 테러리스트로 간주하는 쿠르드족의 인도 협조 약속 등을 통해서야 터키의 찬성을 받을 수 있었다.

이 거래에서 북유럽 국가들이 터키의 "테러 용의자의 송환 또는 범죄인 인도 요청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처리할 것을 약속했다.

역사적으로 중립국이었던 스웨덴과 핀란드는 지난 5월 나토 가입 신청을 공식 발표하면서 과감한 행보를 보였으나 가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어색한 입장에 놓였다. 아직 나토의 보호를 받지는 않는 가운데 여전히 가입의사를 표명하여 러시아를 화나게 했다.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를 활용하여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그는 터키가 신청서를 비준하려면 양국이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로서는 핀란드와 스웨덴이 가입할 수 있는 길이 분명해 보이며 나토가 공식 초청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법적 절차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동맹국이 핀란드나 스웨덴에 군대를 배치할 경우 러시아가 대응할 것이라고 지난 수요일에 경고하며 강력 반발한 바 있다.

대서양 동맹국은 중국에 '도전'


나토는 처음으로 중국에 대한 '시스템적 도전'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스톨텐베르그는 중국이 '이웃을 괴롭히고, '대만을 위협하고, '러시아의 거짓말과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지난 수요일 기자들에게 "우리는 모스크바와 베이징 사이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심화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강세와 강압적인 정책은 동맹국과 파트너의 안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나토가 너무 깊숙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으로 보였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마드리드에서 열린 연설에서 "나토는 중국에 대한 동맹이 아니다"면서 "중국의 도전은 있지만 새로운 적에 대항하거나 추구하려는 동맹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목요일에 나토를 비난했다. 외교부 대변인 자오리젠(Zhao Lijian)은 "한미 동맹이 중국을 오염시켰다"고 비난했다.

나토 정상회담에서 연설하는 터키 대통령. 사진=로이터
나토 정상회담에서 연설하는 터키 대통령. 사진=로이터

베이징은 일상적으로 나토를 미국의 이익에 복종하는 군사 동맹이라고 비난해 왔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중국은 나토가 주장한 것처럼 '체계적 도전'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체계적인 도전을 제기하는 것은 나토이고 나라를 더럽혔다"고 맹비난했다.

초대 참석한 인도-태평양 국가들의 존재감 부각


이번에 여러 인도- 태평양 국가를 정상 회담에 초청한 것은 중국의 주장이 커지는 우려 등에 직면하여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와 유대를 강화하려는 나토의 목적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정상이 처음으로 나토 회의에 참석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수요일 마드리드에서 3국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위협을 포함한 공동의 우려에 대해 논의했다.

그들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의 진전이 한국과 아시아의 나머지 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데 동의했다. 3국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합동군사훈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포함한 우리의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3국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한국 측 대변인은 핵 위협이 커짐에 따라 이러한 협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미국은 또한 인도 태평양 지역의 억제와 한국과 일본에 대한 군사적 보호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했다.

중국 언론은 마드리드에 두 아시아 국가(한국, 일본)의 존재를 비판했고, 북한은 이번 주에 아시아 열강을 나토에 참여시키는 것은 이 지역에 갈등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변두리에서 만나는 새로운 4중주 한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정상 회담을 계기로 한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정상들은 지난 수요일에 "나토의 4개국 파트너" 또는 "AP 4"(아세안 태평양 4)로서 자신들만의 모임을 가졌다.

모두 중국과 중요한 경제적 유대를 갖고 있지만 공통의 안보 문제와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려는 열망을 품고 있다. 일본 외무성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사중주 국가는 상호간, 나토와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수요일 연설에서 “경쟁과 갈등의 새로운 구조가 형성되면서 우리가 지켜온 보편적 가치를 부정하는 움직임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군사화보다는 관계와 경제 구조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회복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군사적 수단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국제 규칙과 규범에 더 적극적이고 기꺼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호주는 나토의 장기적인 파트너이자 동맹 회원국 외에 우크라이나 지원 노력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안토니 알바니즈 호주 신임 총리는 스페인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민주주의적 가치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그것이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안토니 알바니즈 호주 신임 총리는 유럽 여행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그는 파리를 방문하여 마크롱을 만나 작년에 호주가 원자력 잠수함 기술 확보 문제로 프랑스 잠수함에 대한 거래를 취소했을 때 손상된 양국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마지막으로 긴글을 짧게 요약하자면 나토 회원국들 대부분은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견제에 대해 공감하지만 경제적 비중이 상당한 중국과 관련해서는 그 방법에 있어서 프랑스와 호주 등이 군사화보다는 관계와 경제 구조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회복력을 강화해야 하고 군사적 수단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등 일부 이견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중국과 경제적으로 아주 밀접한 우리는 주변국들의 중국관련 경제적 스탠스 변화 등을 유의해가며 접근해가는 전략적 유연성을 가지는 게 절실해 보인다.


이상욱 글로벌이코노믹 국방전문기자 rh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