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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새 비대위 출항 속도…이준석, 세번째 가처분 신청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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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새 비대위 출항 속도…이준석, 세번째 가처분 신청 제동

법원에 추석 전 두차례 전국위 개최 금지 신청

지난 29일 대구 달성군의회를 방문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국내연수를 떠나는 기초의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9일 대구 달성군의회를 방문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국내연수를 떠나는 기초의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이 추석 전인 오는 8일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항을 목표로 당헌·당규 개정 등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준석 전 대표가 또다시 가처분 신청으로 비대위에 제동을 걸었다. 당 안팎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 의총을 거쳐 새 비대위 경로를 밟아가던 중에 '법정 대결'이라는 또 하나의 암초를 맞게 된 셈이다.이 전 대표는 연일 '친정'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이어가면서 비대위 출범을 주도하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과 중앙당 윤리위를 직격하고 있다.

윤리위는 이날 지난달 19일에 이은 두번째 입장문을 내고 이 전 대표를 향해 추가 징계를 시사하는 경고장을 날렸다.국민의힘이 새 비대위의 닻을 올리기도 전에 이 전 대표와의 충돌 가능성이 재차 돌출되면서 당의 정상궤도 진입도 난망한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1일 국민의힘을 상대로 한 세번째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번엔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전국위 개최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이다.국민의힘이 오는 2일과 5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잇달아 열고 새 비대위 출범을 가능케 할 당헌·당규 개정 절차를 밟는 데 대한 맞불이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정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에 이어 나머지 비대위원 8인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었다.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까지 페이스북에 총 6건의 글을 올리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윤리위를 직격했다.윤리위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27일 의원총회에서 이 전 대표의 '개고기'·'양두구육'·'신군부' 발언 등을 놓고 추가 징계를 촉구한 것에 대해 "의총 의견을 존중한다"며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를 시사한 것을 두고서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뜻)은 이준석 축출'이라는 기사를 공유한 뒤 익명 코멘트를 인용해 "어떤 고위 인사인지 몰라도 '주적은 이준석'이라는 표현까지 썼네요. 좋습니다"라고 적었다.이어 "윤핵관이 되려면 이해해야 하는 모순을 정리해 보겠다"며 가처분 인용에도 새 비대위를 추진 중인 상황을 비꼬기도 했다.윤리위를 향해선 "윤리위가 '양두구육'같은 사자성어를 문제 삼는다면 윤리위가 대법원보다 위에 있는 기관이 된다. 대법원보다 권위 있는 절대자", "이번 사태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다음부터는 여론조사에 보기로 '윤리위'도 넣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조만간 책을 다 쓰면 당원들과의 만남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친정'과의 법정 다툼 중에도 여론전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의 세번째 가처분 신청에 "예상했던 대로"라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의 혼란상 수습방법으로 택한 '새 비대위' 경로를 틀지 않겠다는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의 추가 가처분 신청과 관련, "법률 상황은 당에서 선임한 변호사가 잘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정하 비대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예정됐고, 예상했던 일이라 딱히 (정치적으로) 대응할 내용은 없는 것 같다"며 "법률적으로 최고위는 해산됐고 현재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면서 모순되지 않는 방법을 찾아가며 (새 비대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의 2선 후퇴 선언 뒤 정치적 파장에도 촉각이 쏠리고 있다. 윤핵관 논란을 비롯한 그간의 여권 내홍을 수습하며 새 비대위로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원조 윤핵관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장 의원이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윤핵관 맏형' 권성동 원내대표의 거취도 새 비대위 출범 후 정리 수순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장 의원은 이날 본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2선 후퇴 메시지가 전략적 후퇴를 의미하느냐', '권 원내대표와의 반목에 대해 윤 대통령이 불쾌감을 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등의 질문에 "할 말 없다", "있는 그대로 봐달라"며 즉답을 피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1일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 비대위 출범까지 윤 대통령의 역할이 없다고 볼 수는 없겠다'는 지적에 "대통령과 여당은 당연히 소통하고 의견이 있으면 조율도 한다"며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같은 집안의 부부관계"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 비대위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도 여전하다.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법원의 판결로 이번에 또 비대위를 운영하는 것이 무산된다면 그다음은 어떤 방법이 있겠나"라며 비대위 출범 반대 뜻을 고수했다.이준석 전 대표 측의 추가 법적 대응이 어떤 식으로 귀결될지 등도 변수다.
이상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arinebo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