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프리뷰] 홍정희오페라단 'COREA Arirang 세계를 울리다', 한민족의 서정과 미래의 울림

글로벌이코노믹

[프리뷰] 홍정희오페라단 'COREA Arirang 세계를 울리다', 한민족의 서정과 미래의 울림

COREA ARIRANG 포스터(2026)이미지 확대보기
COREA ARIRANG 포스터(2026)
홍정희오페라단(단장 홍정희, 이하 단(團))은 한국인의 삶과 염원, 공동체의 기억을 품은 아리랑의 정서를 장대한 음악적 서사로 펼쳐낸다. 아리랑 환상곡에서 밀양아리랑까지 한민족의 희로애락과 시대적 정감을 응축하며,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예술적 풍경을 그려낸다. 성악가와 국악 연주자,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가 함께하는 무대는 서로 다른 음악 언어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한국적 정서의 깊이와 보편적 감동을 동시에 구현한다. 익숙한 선율 속에 깃든 역사와 희망의 메시지는 문화적 자긍심과 미학적 공명을 선사하며, 아리랑이 지닌 생명력을 오늘의 예술로 환기한다.

단(團)은 ‘도전, 소통, 사랑’이란 창단 이념으로 예술적 실험과 공감의 가치를 추구하며 오페라와 클래식 음악의 저변 확대에 힘써왔다. 2012년 세라믹팔레스홀에서 열린 ‘오페라가 흐르는 밤’ 창단 공연은 대중과 예술을 잇는 새로운 문화적 접점을 제시하며 단체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드러내었다. 이후 예술의전당, 롯데콘서트홀,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하늘극장 등에서 갈라 콘서트와 오페라 프로덕션을 선보이며 음악적 완성도와 대중 친화성을 함께 확장해 왔다. 이들의 무대는 성악의 깊은 울림으로 미학적 감동을 현대 관객의 감수성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고 있다.

단(團)은 삶의 공간으로 경계를 확장하며 클래식 음악의 가치를 실천해 왔다. 2013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선보인 ‘설레임, 행복, 사랑 그리고 당신’ 오페라 갈라 콘서트와 2014년 네 차례의 ‘100인과 함께하는 하우스 콘서트’는 관객과의 친밀한 교감과 참여형 음악 문화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문화소외지역 순회공연, 장애인 복지시설 방문 연주, 직장 배달 콘서트 등의 예술 활동은 클래식 음악을 모든 계층의 문화 자산으로 환원시켰다. 이러한 예술적 진정성과 사회적 실천은 다양한 수상으로 이어지며, 공연 예술의 완성도와 공공적 책임을 함께 구현한 모범적 사례였다.

단(團)은 전통 레퍼토리의 계승, 동시대적 해석, 창의적 연출로 오페라 제작의 지평을 확장해 왔다. 2015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의 ‘라보엠 2015’는 고전적 서정성과 현대적 감각을 가미, 작품의 보편성과 현재성을 재조명했다. 2018년 광림아트센터 장천홀의 ‘마술피리’와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의 ‘토스카’, 2019년 롯데콘서트홀의 ‘라 트라비아타’ 콘체르탄테는 다양한 형식과 미학적 접근으로 오페라 표현의 스펙트럼을 넓히며 예술적 완성도를 심화시켰다. 세종문화회관 갈라 콘서트 ‘초아’는 풍부한 울림과 무대 예술의 정서를 집약, 오페라계의 창조적 가능성을 제시했다.
COREA((2023)이미지 확대보기
COREA((2023)
COREA((2023)이미지 확대보기
COREA((2023)
COREA((2023)이미지 확대보기
COREA((2023)
양진모(오패라 전문지휘자)이미지 확대보기
양진모(오패라 전문지휘자)

가족애와 사랑, 한국인의 정서를 축으로 삼은 홍정희의 무대는 감성의 서사를 직조하는 음악적 여정으로 이어졌다. 2017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5월의 사랑, 너에게 들려주는 사랑이야기’와 롯데콘서트홀에서의 ‘동양과 서양의 만남’은 서로 다른 문화와 정서가 선율 속에서 조우하는 미학적 장면을 펼쳐 보였다. 이어 2020년 ‘희망’, 2022년 오페라 ‘카르멘’과 갈라 콘서트 ‘별이 빛나는 밤에’는 인간의 사랑과 삶의 서정을 무대 위에 농밀하게 그려내었다. 2023년 ‘Corea’는 한국적 정감과 클래식 음악의 언어를 유기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예술적 지평을 제시했다.

‘COREA Arirang 세계를 울리다’는 그간 축적한 예술적 성취와 문화적 탐구가 상징적 주제로 수렴된 결실의 무대다. 홍정희오페라단이 다져온 성악적 역량과 세대를 아우르는 기획 감각, 한국적 정서를 클래식의 보편적 어법으로 번역해 온 창작 미학은 아리랑이라는 거대한 문화적 원형으로 집약된다. 아리랑은 한민족의 정한(情恨)과 생명 의지, 사랑과 위안, 공동체의 기억을 품은 집단적 서사의 울림으로 재탄생한다. 이 무대는 전통의 선율을 현대적 예술 언어로 승화시키며, 지역과 시대를 초월해 인간 보편의 감정을 환기하는 음악적 서사로 확장된다.

공연은 두 개의 정서적 장(章)으로 구성된다. 1부 ‘노래, 그리움이 되다(Arirang–Song of Longing)’는 최성환 편곡의 ‘아리랑 환상곡’을 서막으로 한국인의 내면에 흐르는 기억의 선율을 펼쳐낸다. 김성태의 ‘동심초’, 김순애의 ‘그대 있음에’, 변훈의 ‘명태’, 최영섭의 ‘그리운 금강산’, 김효근의 ‘어머니 사랑’과 더불어 ‘미별’, ‘가장 아름다운 인생’ 등은 저마다의 서정과 삶의 풍경을 노래하며 깊은 감정의 결을 빚어낸다. 이들 작품은 기다림과 상실, 회한과 동경, 가족을 향한 애틋한 사랑을 성악의 풍부한 울림 속에 담아내며 한국 가곡만의 독자적인 정서 미학을 드러낸다.

2부 ‘삶, 아리랑이 되다(Arirang–Song of Life)’는 민요와 아리랑의 원초적 생명력과 집단 에너지로 무대 정서를 역동적으로 전환한다. 이지수의 ‘아리랑 랩소디’를 필두로 ‘거문도 뱃노래’, ‘새야 새야 파랑새야’, ‘아리아리랑’, ‘해월’, ‘진도아리랑’, ‘신아리랑’, ‘신고산 타령’, ‘아라리요’, ‘밀양아리랑’, ‘경복궁 타령’은 다양한 지역의 음악적 풍경과 민중의 삶을 다채롭게 펼친다. 노래마다 스며든 노동의 리듬과 생활의 숨결, 공동체적 흥취는 관현악의 풍성한 색채와 결합, 입체적인 울림을 형성한다. 공연은 아리랑을 삶의 역사와 정체성을 품은 살아 있는 문화적 상징으로 재조명한다.

출연진은 동서양의 음악적 어법을 한 공간에 교차시키며 작품의 예술적 지평을 넓힌다. 소프라노 이천혜·박미화·김재연, 메조소프라노 백재은, 테너 알렉산드로 문둘라·윤승환, 바리톤 오유석, 베이스 김대영은 각자의 음색과 해석으로 아리랑의 다양한 감정을 입체적으로 구현한다. 여기에 해금의 성연영, 대금의 김대곤, 가야금의 임지혜, 타악의 김지혜의 전통 음악은 민족적 정서의 결을 섬세하게 채색하며 울림을 깊게 한다.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는 풍부한 관현악적 색채로 성악과 국악을 조화롭게 연결한다. 양진모는 음악적 설계와 균형감 있는 해석으로 전체 서사를 이끈다.

고영열(작곡가, 소리꾼)이미지 확대보기
고영열(작곡가, 소리꾼)
김효근(작곡가)이미지 확대보기
김효근(작곡가)
이천혜(소프라노)이미지 확대보기
이천혜(소프라노)
알렉산드로 문드라(Alessandro Mundula, 테너)이미지 확대보기
알렉산드로 문드라(Alessandro Mundula, 테너)
백재은(메조소프라노)이미지 확대보기
백재은(메조소프라노)
김수현(민화작가)이미지 확대보기
김수현(민화작가)
홍정희(홍정희오페라단 단장)이미지 확대보기
홍정희(홍정희오페라단 단장)
프로그램이미지 확대보기
프로그램

양진모는 한국 대표 오페라 전문 지휘자로서 깊이 있는 음악 해석과 섬세한 무대 장악력으로 오페라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 왔다. 그의 지휘는 작품의 구조를 탄탄하게 이끌면서도 음악 안에 따뜻한 정서와 인간적인 온기를 담아낸다. 홍정희 총예술감독은 “양진모 지휘자와 매번 함께하는 이유는 그의 음악이 지닌 따뜻함 때문”이라고 한다. 소리꾼 작곡가 고영열은 전통 음악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더해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펼친다. 그의 ‘해월’은 서양 오케스트라와 어우러지고 테너 윤승환이 담당, 한국적 정서와 깊은 서정성으로 특별한 울림을 전할 것이다.

김효근 작곡가는 ‘어머니 사랑’, ‘미별’, ‘가장 아름다운 인생’ 등을 통해 깊은 감성과 서정성을 전해왔다. 그의 음악은 시적인 선율과 따뜻한 감동으로 많은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천혜 소프라노는 한국 문화를 깊이 사랑하는 재일교포이다. 일본 최정상급 오페라단의 전속가수로 활동해 온 그녀가 그녀만의 섬세한 한국적 감성의 가곡 ‘아라리요’를 처음 선보인다. 알렉산드로 문드라(Alessandro Mundula)는 깊은 음색과 풍부한 표현력의 테너로서 민요 ‘밀양아리랑’과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선보인다. 외국 성악가의 한국의 선율은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백재은 메조소프라노는 한국 가곡의 아름다움과 정서를 풍부한 중저음의 매력으로 선보이며 깊고 따뜻한 음색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감동을 전한다. 무대 위에서 품격 있는 음악성과 진정성 있는 해석으로 깊은 울림을 전할 것이다. 김수현은 민화 작가로서 전통 민화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다. 그녀는 섬세한 색채와 상징적인 이미지로 한국적 정서와 따뜻한 미감을 작품 속에 담아낸다. 음악과 민화가 서로의 결을 비추며 어우러지는 이번 무대는 소리와 색채가 빚어내는 아름다운 예술적 교감으로 관객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할 것이다.

총예술감독 홍정희는 한민족 정서의 원형을 현대 무대 예술의 언어로 재해석한다. 그녀의 예술적 구상은 전통과 현대, 지역적 기억과 보편적 감성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아리랑을 살아 있는 문화적 상징으로 재조명하며, 음악이 지닌 공감과 연대의 힘을 환기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공연은 한국 음악 문화의 정체성과 시대적 의미를 성찰하는 복합 예술적 담론의 장으로 확장된다. 홍정희오페라단의 ‘COREA Arirang 세계를 울리다’는 오는 6월 20일 KBS홀에서 관객과 만나, 아리랑의 울림을 세계적 문화 언어로 승화시키는 뜻깊은 무대를 선보일 것이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사진=홍정희오페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