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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전문 전자상거래업체 방트 프리베, 올해 말 아멕스와 사업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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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전문 전자상거래업체 방트 프리베, 올해 말 아멕스와 사업 종료

세계적인 글로벌 금융서비스 기업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약칭 아멕스 AmEx)’와 프랑스의 패션 전문 전자상거래 업체인 ‘방트 프리베(vente-privee)’가 5;5 합작으로 세운 방트 프리베 USA가 올해 말 사업을 종료한다.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방트 프리베는 지난 2001년 설립된 ‘회원제로 운영되는 유명 브랜드 재고 전문판매샵’이다. 일종의 인터넷 쇼핑몰인 셈인데 방트 프리베는 주로 캘빈 클라인, 타미 힐피거, 퓨마, 롱샴 등 약 2000여 개가 넘는 유명 고급 브랜드의 철 지난 패션 아이템을 50~70% 정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언뜻 보기에는 남는 재고를 떼다 파는 장사로 보일지 모르나, 방트 프리베는 ‘프리미엄 정책’과 철저한 ‘프라이빗 판매전략’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방트 프리베는 자사가 취급하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회원가입에 엄격한 제한을 둔다. 기존 회원의 초대가 없으면 회원 가입이 아예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즉 가입자들에게는 스스로를 ‘초대된 사람’이라는 우월감을 느끼게 해주고, 방트 프리베가 아무에게나 물건을 판매하는 잡화상이 아니라는 이미지를 심어준다. 이 덕분에 방트 프리베에서 판매하는 브랜드들의 고급 이미지도 보호하고, 고객들은 회원가입을 기꺼이 해가면서 특별한 사람에게만 판매하는 특별한 고급 브랜드 아이템을 남들 모르게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을 즐긴다.

또한 방트 프리베는 각 의류 아이템도 3~5일 정도 짧은 기간 동안에만 판매한다. 이러한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매우 유효하다. 판매기간에 제한을 둠으로써 지금 구매하지 않으면 다시 살 수 없다는 구매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또한 매일 20여 개의 판매 행사를 진행하되 2~3일 간격으로 늘 새로운 아이템을 선보이니 고객들은 꼭 구매를 하지 않더라도 방트 프리베의 사이트를 자주 방문하게 된다.

고객과의 접점이 많을수록 구매율이 높아지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게다가 최근에는 모바일 쇼핑이 늘어나면서 2010년 모바일 서비스 론칭 이후 총 매출에서 모바일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6%로 증가하며 매출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약 9개국에 진출해 회원수 약 1800만명 이상을 거느리며, 하루 방문자수만 250만 명을 넘는다.

2012년 매출은 13억 유로(약 1조7369억원)를 기록해 2011년 6억 3000만 유로(약 6600억원) 보다 2배나 더 뛰었다. 프랑스에서 방트 프리베는 인터넷 쇼핑몰의 바이블이 되었고, 프랑스를 넘어 인근의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국으로 진출했다.

그러다 2011년 방트 프리베는 미국에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의 합작을 통해 사업을 시작했다. 아멕스 카드를 보유한 진짜 미국의 부유층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다.
보통 일반적인 신용카드는 카드사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확보하지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카드는 일정 조건이 갖추어져야 발급 신청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아멕스의 센츄리온 블랙카드의 경우, 금융 신용도에 문제가 없어야 하고 연간 카드 지출금액은 최소 25만 달러(약 2억6212억원)를 유지해야 한다. 가입비만 5000달러(약 524만원)이며, 연회비도 2500달러(약 262만원)을 내야 한다.

또한 아멕스측에서 구체적인 기준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연소득 역시 상위급이어야 카드발급 심사에 통과할 수 있다. 즉 아멕스 카드를 갖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자신이 진정한 부자임을 증명할 수 있다.

VVIP로 타깃 오디언스를 제한하는 아멕스의 고객전략은 방트 프리베가 추구하는 일정 고객들에게만 고급 브랜드를 프라이빗하게 판매하는 방식과 일맥 상통한다. 그리하여 방트 프리베는 2011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현재까지 지난 3년간 약 5000만 달러(약 524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여러 가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방트 프리베는 현재와 같은 모델로는 미국에서 상당한 성장을 이루려면 엄청난 양의 시간, 자원, 금전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하여 방트 프리베는 미국보다 성장잠재력이 더 크고, 더 빠른 시일 내에 성장할 수 있는 중요 시장에 집중하기로 하고 미국에서는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곧 미국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 방트 프리베 (vente-privee.com)

설립: 2001년
설립자: 현 CEO 자크-앙투안 그랑종(Jacques-Antoine Granjon) 외 다수
본사: 파리, 프랑스(Paris, France)
산업분야: 전자상거래, 온라인 이벤트 판매
매출: 13억 유로(약 1조7369억원) - 2012년
직원: 1800명 - 2013년

/글로벌이코노믹 윤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