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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금융자산 1억 엔 이상 부유층 100만 세대 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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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금융자산 1억 엔 이상 부유층 100만 세대 상회

아베 정권 하에서 진행된 주가 상승으로 부유층이 늘어나고 있다. 예적금, 주식, 투자신탁 등의 금융자산을 1억 엔(약 9억3400만원)이상 갖고 있는 '부유층 세대'가 2013년에 처음으로 100만 세대를 초과했다. 한편, 자산이 없는 '제로(0) 세대'도 30%로 여전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유층의 규모는 노무라종합연구소가 1997년부터 2~3년에 한번씩 추계하고 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금융자산 보유액을 보면, 2013년은 1억 엔 이상이 100만7000세대로, 전회인 2011년보다 20% 이상 늘었다. 전체 세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2%로, 50세대 중에 1세대는 '부유층'인 상황이다.
자산액의 증가는 주가의 상승이 주된 이유다. 2013년 말의 닛케이평균주가(日経平均株価)는 1만6291엔31전으로, 2011년 말의 2배 가까이 올랐다. 부유층의 자산 규모는 2013년 계241조 엔으로 2011년보다 28.1% 증가했다. 주식과 투자신탁을 많이 가지고 있던 세대일수록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리먼 쇼크와 동일본 대지진 후의 주가 하락으로 한 때 줄어들고 있던 부유층이 아베노믹스(의 영향)도 있어 회복되어 왔다"고 본다.

부자층을 상대로 하는 사업은 호황을 보이고 있다. 중견의 오카미쓰증권(岡三証券)은 도쿄 니혼바시(東京・日本橋)에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호화 점포를 12월에 개설한다. "투자 의욕이 높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싶다"고 한다. 노무라증권(野村証券)과 다이와증권(大和証券) 등 대형 증권 회사도 부유층을 상대로 운용 상담과 상속대책에 주력하고 있다.

백화점의 고액상품 판매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일본백화점협회의 조사에서, 미술품과 보석 장식, 귀금속의 2013년 판매액은 2012년보다 15.5% 증가했다. 고급손목시계와 해외 브랜드 의류도 인기여서 자산이 늘어난 부유층의 소비 의욕을 자극하고 있다.

수입 고급차의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자동차수입협회에 따르면, 금년 1∼10월에 판매된 1000만 엔(약 9억3400만 원) 이상의 수입차는 전년동기대비 50% 증가했다.

일상적인 생활비 이외에 예적금과 주식 등의 금융자산이 없는 세대(2인 이상)는, 금융홍보중앙위원회(사무국, 일본은행)의 금년 6~7월의 조사에서는 30.4%였다. 사상 최고였던 작년의 31.0%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전국 8000세대를 조사한 추계조사이지만, 금융자산 '제로(0)세대'의 비율은 1970~80년대에는 5% 전후에 그치는 해가 많았다. 버블 붕괴 후부터 증가 추세이며, 2003년에 20%,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30%를 상회했다.

1인 세대로 제한하면, 이 비율은 38.9%로 상승한다. 물가상승분을 뺀 실질 임금이 오르지 않고, 급여가 적은 비정규직에 수입을 의존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배경에 있는 것 같다.

파이낸셜 플래너인 후지카와(藤川太)씨는 "젊은이를 중심으로 비정규직 사원이 증가했다. 정규직 사원 중에도 주택 융자 등을 갖고 있어 저축할 수 없는 세대도 많다"라고 분석한다.

/글로벌이코노믹 장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