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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소기업 '숨은 기술' 발굴, 국제 표준화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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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소기업 '숨은 기술' 발굴, 국제 표준화 지원

한국도 일본 기술의 국제 표준화에 대응하는 전략 서둘러야

일본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기술을 가진 중견‧중소기업이 공업제품의 국제단체에 의한 '국제 표준'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업계에서 국제 표준을 인정받지 못하면, 기술은 앞서도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고도 기술을 가진 회사가 지방에도 산재하고 있다고 보고, '숨은 보물' 찾기 사업을 전국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 일본정부의 중소기업 독자기술 발굴 및 국제 표준화


"참가 기업의 관심은 매우 높다. 지방발 국제 표준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기준 인증정책과)고 한다. 경제산업성은 전국 각지의 산업집적지 등을 순회하면서 국제표준화의 중요성 등을 해설하는 세미나를 열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공구의 거리'로 알려진 사카이시(堺市)에서 개최했고. 다음 달 중순에는 시즈오카현 하마마츠(静岡県浜松) 지역에서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앞으로 약 10개 지역에서 더 개최하기 위해 현지 관계자들과 개최 일정을 조정 중이다.

일본 국내에서는 문구와 식기를 비롯해 모든 제품의 품질 규격인 'JIS(일본공업규격)'가 있다. 이와 똑같이 국제적인 규격으로서, 전기기기의 국제 표준을 국제전기표준회의(IEC) 등이 정하고 있다.

국제 표준의 종류는 통신기술의 표준과 플러그의 접속구 등 다양하다. 휴대전화의 통신규격과 광디스크 녹화재생기의 기술 규격과 같이 표준화에서 패배하면 퇴진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경제산업성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일본발 국제 표준을 늘리려 하고 있는데, 지난 5월에는 '표준화 관민 전략'을 수립했다. 이 전략은 "중견‧중소기업이 가진 해외에서 흉내낼 수 없는 독자 기술"(경제산업성 간부)을 중시하여, 자사 기술의 국제 표준화를 지향하는 중견‧중소기업의 제안 작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지원사업의 성공 사례도 벌써 나오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이 품질 평가를 둘러싼 국제 표준화다. 시계와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수정디바이스에는 국제규격의 품질 구분이 상위의 A에서 하위의 E까지 5단계가 있다. 품질이 높으면 정확하게 시각을 계측할 수 있는 성능이 증명되는 것이다.

▲중소기업의'숨은기술'을발굴해국제표준화지원에나선일본산업경제성.
▲중소기업의'숨은기술'을발굴해국제표준화지원에나선일본산업경제성.
고품질로 알려진 도쿄도(東京都) 내의 어떤 메이커는 A급 중에서도 특히 높은 품질의 제조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IEC에 제안하여 A급 위에 새로 'Aa'급을 두는 데 성공했다. Aa 품질의 자사 제품을 타사 제품과 차별화하여 고액에 거래되는 고급품 시장에서 그 메이커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기업이 국제시장으로 진출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제품의 구매자에게는 국제 표준에 기초한 성능‧품질 평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일련의 지원활동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시키고자 한다.

◇ 중소기업의 기술 홍보 전략
이밖에 일본 정부는 중소기업의 기술을 국내외에 소개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중소기업기반정비기구'는 지난달 27일 중소기업의 기술을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 'J-GoodTech'를 개설했다. 해외의 기업과 국내 대기업에 홍보하여 제휴를 뒷받침한다는 전략이다.

중소기업의 기술과 제품을 일본어와 영어로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처음에는 특정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가진 대략 1100개사를 선정했다. 2015년도 말까지 3000개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이트를 이용하는 해외기업 등이 자사가 안고 있는 과제를 제시하면, 일본 중소기업측으로부터 대응책을 제안받을 수 있다. 이 기구는 상담도 주선하여 거래가 성립될 때까지 지원한다.

이 중소기업기반정비기구에 따르면 일본의 중소기업 정보를 요구하는 해외기업들은 많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스스로 관계를 구축하여 판로를 개척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일본의 중견‧중소기업들은 가업을 이어받아 대대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역사가 길고,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이러한 일본의 중견‧중소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숨은 기술'을 일본 정부가 발굴하여 국제 표준화에 성공하게 되면, 우리나라 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자본재의 대일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취약점을 안고 있다. 특히 부품‧소재의 대일 의존도가 높은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일 양국간 부품‧소재 분야의 협력 사업도 추진해 왔으나 그 성과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정부도 일본 기술의 국제 표준화에 대응하는 전략을 서둘러 마련하여 추진하는 동시에 내실있는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민간 기업차원에서는 '숨은 보물'을 가진 일본의 중견‧중소기업을 찾아 기술 제휴 등 상호 협력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장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