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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국제유가에 이상기류, 미국발 공포의 진상은? 원유에 담긴 미국의 패권전략과 국제유가 새 패러다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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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국제유가에 이상기류, 미국발 공포의 진상은? 원유에 담긴 미국의 패권전략과 국제유가 새 패러다임은 ...

국제유가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고있다. 미국이 40년 만에 원유수출을 재개하기로 함에 따라 국제유가의 기본질서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향후 국제유가 전망은? 글로벌 이코노믹 연구소  소장인 김대호 박사의 진단이다, 원유에 얽힌 미국의 패권 전략을 파헤쳐본다. 시진은 OPEC 총회모습/ 사진=뉴시스 제휴.
국제유가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고있다. 미국이 40년 만에 원유수출을 재개하기로 함에 따라 국제유가의 기본질서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향후 국제유가 전망은? 글로벌 이코노믹 연구소 소장인 김대호 박사의 진단이다, 원유에 얽힌 미국의 패권 전략을 파헤쳐본다. 시진은 OPEC 총회모습/ 사진=뉴시스 제휴.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대기자/경제학 박사] 미국이 40년 만에 원유 수출을 재개했다.

국제 유가가 폭락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원유 수출의 경제적 이득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섣불리 수출에 나서면 생산비도 못 건지면서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미국이라고 이를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굳이 원유 수출 재개 법안을 통과시킨 데에는 나름의 이유와 전략이 숨어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가격담합으로 오일 쇼크를 일으킨 1975년에 자국 정유업체의 해외 수출을 금지했다.

미국 기업과 미국 국민에게 돌아가는 원유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 덕에 미국은 전 세계적인 오일 쇼크 속에서도 그런 대로 큰 피해 없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해외 수출 금지는 또 미국 내 공급을 늘려 휘발유 등의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유를 일종의 전략물자로 간주하고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수출을 통제했던 것이다.

40년 동안의 원유수출 금지조치를 철회하고 수출 재개로 이행하게 된 1차적 이유는 셰일가스에 있다.

셰일가스의 본격 생산으로 미국에 원유가 넘쳐나면서 잉여원유의 재고가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미 국민들의 안전한 원유 소비를 위해 수출을 막아야 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이번 기회에 국제 원유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높여보자는 것이다.

40년 동안 수출을 금지하면서 적어도 원유 시장에 관한 한 미국은 국제 무대에서 아무런 힘도 갖지 못했다.

그 와중에 중동 산유국과 러시아 등 다른 산유국들의 파워가 커졌다. 원유가 부족한 나라들 입장에서는 이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제외교무대에서도 원유의 힘은 막강했다. 산유국 눈치를 보느라 전전긍긍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특히 러시아는 노골적으로 원유를 앞세워 군사동맹국을 늘리기도 했다.

오늘날 많은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서 보내주는 가스로 에너지를 연명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 봉쇄작전에 유럽 국가들이 적극 동참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의 수출 재개는 원유를 무기로 한 러시아와 이란 등 산유국들의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면서 미국 패권을 실현하는 데에 가장 큰 목적이 있다.

원유 수출 재개를 주도한 공화당은 당의 공식 성명에서 “미국의 동맹국들에 러시아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아닌 미국이 만든 양질의 원유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속내가 잘 드러나는 성명이다.

원유 수출 재개에는 물론 경제적 측면도 충분하게 고려됐다.

원유 수출 금지를 해제하면 미국에 원유시추 붐이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생산량이 늘어나면 시장의 가격형성에서도 미국의 힘이 세어진다.

OPEC의 가격담합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만약 OPEC이 감산을 통해 가격을 끌어올리려고 하면 미국은 그 와중에 수출을 늘려 판매 수입을 올리면서 시장점유율도 높이고 이른바 ‘꿩 먹고 알 먹고’식의 잇속을 차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양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넘쳐나는 셰일가스를 팔아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추진해 볼 만한 작전이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으로 국제 원유시장은 동요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조사에 따르면 원유 수출 재개로 인한 미국 정유업체의 원유 생산 증대 효과가 2030년을 기준으로 하루 평균 120만 배럴씩 더 늘어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미국의 올해 하루 평균 산유량은 938만 배럴선이다. 여기에 비하면 13% 내외로 증가하는 것이다.

물론 이 물량이 당장에 쏟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생산 능력이 올라가면 그 자체만으로도 시장에 압박을 줄 수 있다.

미국 정유업체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수출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원유시장을 흔들 수 있다.

미국의 원유수출 재개에 원유시장이 벌벌 떠는 이유다.

미국의 수출 재개로 원유시장의 질서가 또 한 번 크게 바뀌고 있다.

미국산 원유가 몰고 올 원유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대호 경제연구소 소장 겸 대기자 tiger8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