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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경제 해법 위해 머리 맞댄 G2, 뚜렷한 시각차만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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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경제 해법 위해 머리 맞댄 G2, 뚜렷한 시각차만 확인

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가 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가운데 양국 대표와 시진핑 국가주석(가운데)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부터 왕양 중 부총리, 류옌둥 중국 부총리, 시 주석,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가 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가운데 양국 대표와 시진핑 국가주석(가운데)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부터 왕양 중 부총리, 류옌둥 중국 부총리, 시 주석,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조은주 기자] 세계를 주도하는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안보 및 경제 현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서로의 시각차만 드러낸 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AP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들의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서 남중국해, 무역 등 각종 현안을 아우르는 전략경제대화를 개최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이번 전략경제대화에는 미국 측에서는 제이컵 루 재무장관과 존 케리 국무장관, 중국 측에서는 왕양 부총리와 류옌둥 부총리,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남중국해 영유권뿐 아니라 위안화 환율, 무역마찰, 외교·안보, 북핵 및 한반도 문제 등 지역 및 글로벌 현안 등이 대거 논의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현안에서 양국이 뚜렷한 견해차만 확인했다는 게 외신들의 주된 평가다.

양국은 우선 북핵 문제와 관련 두 나라가 북한의 핵보유국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점에 동의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가진 전략경제대화 폐막 기자회견에 참석, “미중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전면적으로 이행한다는 점에서도 의견을 같이 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하지만 이는 기존의 합의를 재확인한 것에 불과한 것일 뿐, 양 국무위원은 오히려 ‘한반도 문제에 대한 3원칙’(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 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과 ‘6자회담 재개’ 등을 거론하며 케리 장관과 묘한 엇박자를 냈다.

양국은 특히 남중국해 영유권 등 안보 관련 분야에 대해서는 확연한 시각차를 보였다. 케리 장관은 전날 안보 대화에 참석해 “어떤 국가도 해양문제에서 일방적인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자 양 위원은 “이 문제(남중국해)는 관련 국가들끼리 해결해야 한다”며 맞불을 놨다.

이에 앞서 케리 장관은 몽골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 움직임에 대한 강경 입장을 재확인하며 중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다만 양국은 철강 생산과잉 문제와 관련해서는 철강 생산을 대폭 감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
일단은 원론적 수준에 가까운 약속으로 보이지만 루 장관은 별도 기자회견에서 "좋은 합의", "중국이 국내 정책을 수정하겠다는 약속"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은 또 외국기업의 중국시장 진입 장벽도 점차 줄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양국은 또 지구 온난화 대책에 관련, 새로운 틀을 마련하자던 '파리 협정' 발효를 위해서도 공조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케리 장관은 환경 문제에 대한 대응이 "미중 관계의 가장 큰 기둥의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이번 전략경제대화에 대해 미중 양국 간의 뿌리 깊은 갈등이 여실히 드러난 대화였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전략경제대화에서 미·중 양국이 대등한 관계라는, 즉 ‘신형 대국관계’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고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보다는 각종 현안에 대한 협력을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개막식 축사를 통해 ‘미·중 신형 대국 관계’를 수차례 반복하면서 ‘더욱 공정한 국제질서’를 주문했다. 반면 케리 장관은 인사말에서 냉전을 거론하며 “우리를 잘못된 방향으로 강등시키지 않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라이벌이 될지 파트너가 될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어떻게 신뢰를 구축하거나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은주 기자 e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