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는 7일(현지시간) 경선을 마친 뒤 대선 후보가 됐음을 공식 선언하고 상대를 향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최악의' 싸움을 예고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트럼프를 겨냥해 "자질 면에서 대통령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면서 "트럼프는 단순히 멕시코 국경뿐만 아니라 미국인들 사이에 벽을 세우려고 한다. 트럼프는 우리가 대변하는 모든 것과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는 뉴저지 주 등 공화당의 마지막 경선 승리 직후 뉴욕 북부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웨스트체스터에서 한 연설을 통해 클린턴 전 장관의 공직남용 및 부정축재 의혹을 제기하면서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부를 마치 개인 헤지펀드처럼 악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클린턴 전 장관과 그의 남편(빌 클린턴)은 자신들의 개인축재 정치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면서 "(국무부 관리들에 대한) 접근권과 이권, 정부계약 등을 팔아 수백만 달러(수십억 원)를 챙겼다"고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의 대결 구도에 대해 재영 국제 저널리스트인 기무라 마사토는 이날 야후 재팬에 기고한 글을 통해 "비호감도에 따라 차기 대통령이 결정된다"면서 사상 최악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먼저 트럼프에 대해 "공화당 경선에서 멕시코 및 이슬람 계 이민자들과 여성을 적으로 만들고 세계화, 디지털화에서 낙오한 '백인'들의 표를 모았다"고 설명했다.
또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해서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아내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인물"이라고 평가하면서 '전세계에서 미움 받고 있는 정치 지배층과 기득권의 상징'이 됐다고 전했다. 때문에 민주당 경선에서도 젊은 여성의 지지를 모을 수 없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앞서 뉴욕타임스도 이번 대선이 이례적으로 '비호감' 후보 간의 대결이 됐다고 보도했다. 양 후보 모두 유권자들의 호감도 수치가 낮을 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전폭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미 NBC방송이 집계한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48%로, 트럼프를 4%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은주 기자 e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