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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성장 ‘끝’…일본 부품업체, 차세대 먹거리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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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성장 ‘끝’…일본 부품업체, 차세대 먹거리에 ‘주목’

일본 굴지의 전자부품 제조업체들이 최근 스마트폰 이외의 수익원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 세계적인 스마트폰 성장 둔화, 특히 애플 아이폰 판매 감소로 이익이 줄자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나 모터 등 차세대 먹거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EV 배터리의 한 예. / 출처 = insideevs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굴지의 전자부품 제조업체들이 최근 스마트폰 이외의 수익원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 세계적인 스마트폰 성장 둔화, 특히 애플 아이폰 판매 감소로 이익이 줄자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나 모터 등 차세대 먹거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EV 배터리의 한 예. / 출처 = insideevs
[글로벌이코노믹 조은주 기자] 니혼덴산, 무라타제작소, TDK 등 일본 굴지의 전자부품 제조업체들이 최근 스마트폰 이외의 수익원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 세계적인 스마트폰 성장 둔화, 특히 애플 아이폰 판매 감소로 이익이 줄자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나 모터 등 차세대 먹거리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산케이비즈 등 3일(현지시간)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전자부품 소재 대기업 니혼덴산은 전날 미국 에머슨 일렉트릭(이하 에머슨)의 산업용 모터 사업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생산 설비에 장착하는 산업용 모터 외에 공장이나 사업소 내 발전기 사업도 포함된다. 인수금액은 12억 달러(약 1조3344억원)으로 니혼덴산의 인수합병(M&A) 사상 가장 큰 액수다.

니혼덴산은 주력 사업이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용 정밀 소형 모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산업용 및 자동차용 모터 사업을 차기 주력 사업으로 보고 사업 확대를 모색해 왔다. 이번 에머슨 인수 건 역시 이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무라타제작소는 2016년 2분기(4~6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9% 줄어든 376억 엔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생산 조정과 엔고 등의 영향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무라타제작소 측은 앞으로 고성능 스마트폰용 부품 개발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자동차용 부품 생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로 매출이 줄자 부품의 ‘양’보다는 ‘질’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콘덴서와 세라믹필터 등 무라타제작소가 보유 중인 세계 최고의 기술들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무라타제작소는 또 스마트폰 사업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자동차용 부품 생산을 늘려가기로 했다. 지난달 말 일본 전자업체 소니의 리튬이온 배터리 사업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니의 배터리 사업 인수에 대해 “스마트폰 둔화에 대한 ‘위기감의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2012년 450억 엔이던 무라타제작소의 영업 실적은 스마트폰의 폭발적 수요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무려 6배 성장한 2765억 엔을 기록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같은 영업 실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 차세대 먹거리를 찾아나서고 있다는 게 이 신문의 설명이다.

후지타 요시타카 부사장은 소니의 배터리 사업 인수와 관련 “EV 분야가 주력시장인 건 틀림없다”며 본격 진출을 예고했다.

또 다른 부품업체 TDK도 사업 영역에서 스마트폰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최근 몇 년간 수익을 가져다 준 스마트폰용 고주파 부품 사업을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과 합쳤다.

이와 관련 경제매체 도요게이자이는 "TDK가 보유 옵션을 행사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고주파 부품 사업을 매각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TDK는 지난해 말 스위스의 자동차 센서 업체를 인수했다. 5년 후부터는 자동차용 자기 센서 사업으로 매출 2000억 엔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TDK 측은 올해 이익을 전년대비 20%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폰 특수로 전년대비 28% 증가한 934억 엔을 벌어들였지만 올해부터는 상황은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카미가마 타케히로 TDK 사장은 “스마트폰에 투자가 집중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은주 기자 e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