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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8개월 만에 첫 소비자물가지수 하락 이후 통화 정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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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8개월 만에 첫 소비자물가지수 하락 이후 통화 정책은

연준, 6·7월에 0.5%P씩 금리 올리고 하반기 0.75%P 인상 가능성 열어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모습. 사진=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모습. 사진=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3% 올랐다는 노동부 발표가 나온 이후에도 기존의 통화 정책 방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로 플로리다 ‘어밀리어 섬’에서 열린 연례 회의에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예고한 통화 정책을 한결같이 지지했다고 미국 언론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지난 4일 기준 금리를 0.5% 포인트 올린 이후에 오는 6, 7월에 또다시 0.5% 포인트 금리를 올리는 ‘빅 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었다. 연준은 또 내달부터 약 9조 달러에 달하는 보유 채권을 시중에 매각하는 대차대조표 축소에 착수한다.

미국의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그동안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해 양적 완화 정책을 고수하면서 제로 금리 상태를 너무 오랫동안 유지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이날 “연준이 지난 2년 동안 제로 금리를 유지하면서 자산 보유 규모를 9조 달러로 2배가량 늘린 것은 당연한 조처였다”고 말했다. 또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우리가 미래를 주시해야하고, 과거를 돌아볼 필요는 없다”고 연준에 대한 비판론을 일축했다.
그렇지만, 연준 고위 책임자들도 미국의 인플레이션 동향에는 우려를 표시했다. 보스틱 총재는 “우리가 가장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는 점이고, 이를 서둘러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스틱 총재와 메스터 총재는 모두 5, 6월에 금리를 각각 0.5% 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밟은 뒤에도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올 하반기에 한꺼번에 금리를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의 세스 카펜터 모건 스탠리 선임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매달 1,200억 달러 규모로 시중에서 채권을 매입했으나 이 매입 규모를 줄이는 테이퍼링을 좀 더 일찍 시작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8.3%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는 3월 당시의 8.5%보다는 상승 속도가 다소 감소한 것으로 최근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오름폭이 둔화한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2%,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식료품 가격은 전월보다 0.9%, 전년 동월보다 9.4% 각각 올랐고 신차 구매 가격은 전월보다 1.1% 치솟았다. 전체 CPI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용은 석 달 연속 0.5% 상승했고, 전년 동월보다는 5.1% 올라 1991년 3월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다.

에너지 가격은 전월보다 2.7% 떨어졌으나, 전년 동월보다는 여전히 30.3% 높은 수준이다. 이 중 휘발유 가격이 한 달 만에 6.1% 급락하기는 했으나 5월 10일에 다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