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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달러화 초강세,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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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달러화 초강세,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지나

미국으로 돈 몰려 각국 화폐 가치 하락…선진국·개도국 경제 진로 위협

미국 달러화 초강세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달러화 초강세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미국 달러화 초강세 현상이 글로벌 경기 침체를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글로벌 공급난 악화와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 등이 모두 달러화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다른 나라에 투자된 자금이 미국으로 회귀한다. 또한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미국 소비자가 수입품을 좀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지만,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의 수입 비용이 늘어난다. 이는 곧 다른 나라에서 외화 감소의 원인이 된다.
신흥국이 수입 대금으로 외화를 지출하면 달러 대비 신흥국 화폐 가치는 더 떨어진다. 신흥국은 외화 부족으로 자국 화폐 가치를 방어하기가 어렵게 된다. 신흥국이 자국 화폐 가치를 방어하려면 금리를 높게 올릴 수밖에 없다. 금리 급상승은 경기 침체를 유발한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5월 4일~11일) 기준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2.6에서 103.8로 1.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요국의 미 달러화 대비 통화가치 변화율을 비교하면 일본 엔, 유로, 영국 파운드화는 각각 -0.7%, -1.1%. -3.1%로 모두 약세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 역시 1266.3원에서 1275.5원으로 올라 원화가 미 달러화 대비 약세(-0.7%)를 기록했다. 신흥국들의 통화도 대부분 약세다. 중국 위안(-2.0%), 인도 루피(-1.2%), 인도네시아 루피아(-0.5%) 등도 미 달러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 연준이 인플레이션 통제에 성공하고, 미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 달러화 가치가 내림세로 돌아설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반환점이 오기까지 앞으로 최소한 몇 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이는 곧 앞으로 상당 기간 달러화 강세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모건 스탠리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가 올해 침체기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450여 개 민간 은행과 투자회사들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민간 국제금융기관 연합체인 국제금융협회(IIF)는 13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IIF는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낮췄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 3.6%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IIF는 글로벌 경제가 올해 성장률이 실질적으로 정체 상태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IIF는 유로존 올해 경제 성장률을 3.0%에서 1.0%로 2%포인트 낮추고, 하반기만 놓고 보면 유로존 경제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 경제도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이 기관이 분석했다. 올해 성장률이 선진국은 2.0%, 신흥국은 2.4%, 중국은 3.5%에 머물 것으로 IIF가 전망했다. 미국은 2.5%, 일본은 1.7%를 예상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 미국이 피난처로 등장한다. 안전 자산 선호도가 올라가면서 달러화와 대미 투자가 늘어난다. 미국 연준이 긴축 통화 정책을 동원하면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더 떨어진다. 다른 나라들이 미국과 경쟁적으로 긴축 통화 정책을 시도하면 경기 침체의 위험성이 그만큼 커진다. 달러화의 강세와 연준의 연쇄 금리 인상 예고로 세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올해 ‘정책적 딜레마’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