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만은 '숨겨진 핵심'

공유
0

[초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만은 '숨겨진 핵심'

미국 정보기관은 중국이 2030년까지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정보기관은 중국이 2030년까지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월 23일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협상 개시를 발표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하는 모든 작전에는 표면적으로는 대만이 포함되고 있지 않지만 내면적으로 대만은 포함된다.

최근 바이든이 집권한 후 첫 아시아 방문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이슈는 이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인 중국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두 번째 눈길을 끄는 점은 첫 번째 목적지다. 그간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다는 논란을 받았던 것과 달리 신임 한국 대통령은 확실하게 친미 노선을 지지했다.
이 두 이슈는 현재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과 대결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전략을 살펴보면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요점이 있다. 첫째, 미국은 한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 원래 미국과 중국 공산당의 균형을 원했던 국가들을 확실하게 미국쪽으로 이동하려고 한다. 그간 이들 국가들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기운 정책을 보였다.

이제 미국은 경제안보를 말한다. 경제도 곧 안보라는 것이다. 미국이 수립해온 세계화의 흐름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은 나라들이 미국이 수립한 경제질서의 안보에 기초해야 한다는 말이다. 미국이 설립한 규범에 반하는 독재 국가에 의존해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은 민주주의 질서를 위배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바이든이 중국을 방문하지 않은 것은 중국 공산당에 대한 미국의 기본 전략이 경제적으로 중국 공산당을 약화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장기간 희생을 감수한 경쟁에 돌입할 것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싸움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중국 기업이 서방 국가로부터 첨단 기술을 획득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서방 국가들로부터 기술 원천을 계속 얻지 못하면 3~5년 안에 중국 기업 경쟁력이 사라지고 중국 경제성장 동력도 무너질 것이라는 입장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국은 세계화 흐름에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 공산당과의 분리 과정을 계속 추진하여 제조업이 중국에서 동남아시아 및 인도로 이전되도록 견인할 것이다.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50% 가까운 비중을 앞으로 자유주의 진영 질서에 충실히 임할 경우 동남아와 인도에게 넘기겠다는 구상이다.
동남아와 인도는 아직 제조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제조산업 가운데 기술력이 낮은 분야부터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고 중급 기술 내지 첨단기술이 필요한 제조산업은 일본, 독일, 한국, 대만 등이 맡게 될 것이다.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 세계전략을 읽고 코로나 기간 동안 공장을 동남아로 옮기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중국에서 생산하는 ICT 관련 제품들이 대략 10% 가까이 동남아와 인도에서 생산되고 있다. 공장을 옮긴 것이다.

동남아시아와 인도는 중국 공급망을 대체할 만큼 충분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인프라, 노동 교육 및 훈련, 제조 기반은 여전히 부족한다.

중국을 대체하기 위한 공급망 재배치에는 투자와 프로세스가 필요하며 이를 가능하게 할 중요한 운영자 중 하나는 대만이다.

대만은 지정학적 안보 측면에서 미국에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 안보 질서에서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다. 무역 및 투자 측면에서, 그리고 공급망 재배치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인도 태평양 지역의 모든 미국 작전은 표면상 대만을 건너뛰지만 실제로는 모든 작전이 대만 주변에서 수행된다.

이는 현재 모든 산업의 심장이 반도체이고 그 반도체의 허브가 대만이라는 점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대만은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의 진정한 한 축이며 대만이 없으면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과 ‘인도 태평양 경제 구조’도 힘을 잃게 된다.

이런 점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과 대만에 접근하는 방식은 확연히 다를 것이다. 중국이 아시아의 나토(NATO)를 반대하지만 쿼드나 아쿠스는 이미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