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1976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에 뒤지는 충격적 수치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loomberg Economics) 추정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성장률은 2.8%이고 중국은 0.8% 뒤진 2%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많은 사람들은 중국 정부가 올해 5.5%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 않는 가운데 시 주석은 실패를 모면하려고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
만약 달성이 어렵다면 정치적 도박을 할 수도 있다. 작년에 발표된 공산당 핵심 문서는 GDP 성장이 더 이상 “성공의 유일한 기준”이 되면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선전이다.
중국은 평화‧번영‧안정을 내세우며 장기 집권해 왔다. 그러나 2022년은 전례 없이 3선을 노리는 시진핑에게 중요한 해임에도 불구하고 경제 침체가 이를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무역 수요가 줄고 있으며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다. 상하이와 같은 주요 도시 폐쇄로 인해 반복적인 경기 부양 약속에도 불구하고 성장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 위기 우려로 인해 시 주석의 경쟁자인 리커창 총리가 부각되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수천 명의 지방 정부, 국영 기업, 금융 회사 관리들과 긴급 회의를 열고 성장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것을 촉구했다. 경제가 어떤 면에서는 2020년보다 더 나빠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은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빈부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력 감퇴와 노인 인구의 증가로 복지 비용도 급증하고 있다.
만약 미중 충돌과 탈세계화 가속화로 중국 제조산업이 침체할 경우 중국은 5%대 성장이 앞으로도 불가능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10년 뒤 지금의 14조 달러 GDP 규모를 두 배로 달성하겠다는 중국몽은 꿈으로 그치고 만다.
이런 가운데 중국 Z세대는 현금이 풍부하고 소비성향이 강하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2억7000만 명은 화장품에서 관광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최고 구매자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위해 소비하고 약 4분의 1은 저축하지 않는다. 차이나 르네상스에 따르면 그들의 지출은 2035년까지 4배 증가한 16조 위안(2조4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성장이 그친다면 이는 불가능하고 이들은 중국 공산당 불만 세력으로 바뀔 수 있다.
중국은 세계 제조산업의 30%를 차지하는 제조 강국이지만 이 제조상품을 팔 시장, 곧 소비 여력이 있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시장을 잃게 된다면 공장 가동이 어렵다. 많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 공산당은 집권의 정당성을 도전받게 된다.
중국은 향후 중간국 수준의 경제적 여유를 누리는 가운데 빈부격차를 줄여 나가려면 적정 수준의 경제성장이 필수다. 미국이나 유럽 시장을 갈등으로 잃게 되면 지금보다 더 가난한 나라로 전락하게 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