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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달러·유로화 대비 20년 만에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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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달러·유로화 대비 20년 만에 최저치

다른 국가와의 금리 격차 확대와 고유가에 매도 지속 때문

1달러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1달러 지폐. 사진=로이터
일본 엔화의 가치가 고수익 달러와 유로화로 날아가면서 더욱 떨어지고 있다. 일본과 여타 세계 각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와 고유가가 엔화 매도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6월 7일 거래 당시 엔화 가치는 1달러당 133엔에 육박했다.
최근에 주요 통화에 대한 일본 엔화의 하락은 일본에서 빠져나가는 돈이 금리 격차가 확대되는 가운데 고수익 달러와 유로 자산으로 유입되면서 가속화되었다.

엔화는 낮 동안 미국 달러 대비 133에 잠시 닿아 2002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유로화 대비 엔화는 약 7년 만에 최저치인 141엔까지 떨어졌다.

엔화 약세는 다른 국가통화에 비해 현저하다. 광범위한 통화 강도의 척도인 닛케이 통화 지수(Nikkei Currency Index)에 따르면 엔화는 지난 2주 동안 3.4% 하락했다. 엔화 하락은 5월 24일 달러 대비 126엔 하단에서 최근 고점을 터치한 후 두드러졌다.

유동성이 높은 선진국 통화 ‘G-10’ 가운데 엔화가 최악의 하락세를 보였다.

다른 국가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긴축 정책을 펴고 있지만 일본 중앙은행이 초완화 통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는 조만간 반전될 것 같지 않다.

에너지 수입국인 일본의 위상도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통화 가치의 하락을 부추긴다.
유럽 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 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총재는 5월 말에 은행이 7월에 ‘금리 인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함으로써 엔화의 최근 하락에 박차를 가했다. 그녀는 또한 ECB가 9월 말까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할 것이라고 암시했다.

라가르드 ECB 총재의 발언은 일본과 다른 국가 경제 사이의 금리 격차를 확대했다. 경험 법칙은 투자자들이 고수익 자산에 돈을 보관하려고 하기 때문에 금리가 낮은 국가가 금리가 높은 국가보다 환율 하락에 더 취약하다는 것이다.

일본과 독일의 장기 수익률 격차가 1% 포인트로 확대되었으며 이는2014년 이후로는 볼 수 없는 수치다.

영국에 대한 일본의 벤치마크 수익률 마진 약 8년 만에 최고치인 2%포인트를 기록하였다.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미국과의 격차는 잠시 하락한 후 2.8%포인트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오랫동안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해 온 각국 중앙은행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스위스 국립 은행이 6월 16일 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0.75%에서 -0.5%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 은행(BOJ)은 초완화 정책을 철회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은행 총재는 “은행은 수익률의 곡선 통제를 중심으로 하는 현재의 강력한 통화 완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최근에 입법자들에게 밝혔다.

급등하는 유가도 엔화 하락을 부추겼다. 월요일 서부 텍사스산 원유 선물은 3월 초 이후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배럴당 120달러 이상에 거래되었다.

높은 에너지 가격은 자원이 부족한 일본으로부터 자본 도피에 대한 우려를 비축했다. 대조적으로, 캐나다와 노르웨이와 같은 산유국은 닛케이 통화 지수에서 자국 통화가 거의 2% 상승했다.

소니 파이낸셜 홀딩스(Sony Financial Holdings) 분석가인 모리모토 준타로(Morimoto Juntaro)는 다음 중요한 시점이 달러 대비 ‘135엔 범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2002년 1월 환율이 1998년 아시아 외환 위기 이후에 가장 낮은 135.20엔에 도달한 것을 기반으로 한다.

구로다는 최근에 “엔화 약세를 향한 안정적인 움직임은 우리 일본 경제 전체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급격한 통화 하락은 더 높은 수입 비용을 통해 소비자 지출을 위축시켜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


김세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