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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가치, 23년만에 최저…장중 한때 1달러=135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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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가치, 23년만에 최저…장중 한때 1달러=135엔대

바닥없는 엔저 추세 지속…미국 등과 금융정책 괴리로 추가 하락 예상

일본 도쿄외환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달러와 엔화.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외환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달러와 엔화. 사진=로이터
엔화가치가 13일(현지시간) 도쿄(東京) 외환시장에서 장중 달러 대비 135엔대를 기록하면서 엔저 추세가 이어졌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엔화 가치는 이날 장중 한때 달러당 135.19엔에 거래됐다. 이는 1998년 10월 이후 23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엔화 가치는 유로에 대해서도 하락했다. 엔화 환율은 이날 오전에 1유로=141.41~141.44엔으로 전날보다 0.54엔 올랐다.

이 같은 엔저 추세는 인플레 가속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공격적인 금융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금융완화를 지속하는 일본은행과의 정책 괴리에 따른 달러매입/엔매도 추세가 더욱 가속화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일 발표된 8월 미국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을 넘어선 수준인 8.6% 급등해 4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오는 14~15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포함해 앞으로 적어도 두차례, 0.5%포인트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계획이지만 시장에서는 인플레 대응으로 9월에도 대폭적인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이라는 예상이 강해지고 있다.

반면 오는 16~17일 개최 예정인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금융완화책의 유지가 예상되고 있다.

일본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인상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행은 완화 지속, 엔저 용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 투자자들은 정책 스탠스 차이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의한 일본의 교역조건 악화에 다시 주목해 엔 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135엔이 하나의 분기점이지만 엔화 가치가 어디까지 떨어질지 가늠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지난 10일 국제금융자본시장에 관한 정보교환회의를 갖고 "최근 외환시장에서 급속한 엔저 진행이 보여 우려하고 있다"는 성명문을 내면서 "필요할 경우에는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