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탓 산업 고도화 '차질'

공유
0

[초점]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탓 산업 고도화 '차질'

상하이와 마카오 등 지역은 대규모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상하이와 마카오 등 지역은 대규모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시진핑은 중국식 코로나 극복대책으로 봉쇄정책을 펼쳤다. 일단 코로나가 발생하면 해당 도시를 폐쇄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은 코로나 확산 저지에 일정 부분 성공한 측면도 있지만 도시가 봉쇄되면서 시민들의 삶이 피폐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더 나아가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중국의 성장이 멈추었다.
이는 비단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었고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이어져 세계 경제에 큰 피해를 주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도시의 봉쇄는 해당 도시들이 중국 최첨단 산업을 주도하는 선진, 상하이 등이었기에 중국 산업 고도화 속도를 늦추는 역효과를 초래했다.

6월 초 상하이의 엄격한 봉쇄가 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국가 경제, 특히 ICT 같은 첨단 산업 부문의 전망은 어두웠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정부는 미국과 치열한 기술 경쟁에 대응하여 범국가차원 동원 시스템을 가동해 ICT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야심차게 나섰다.

그러나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도시가 봉쇄되면서 산업의 발전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2018년 3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301조’ 수사를 잇따라 시작하고 중국 철강ㆍ알루미늄에 보복관세를 부과한 이후 양국 갈등은 점차로 기술업계로 번졌다.

워싱턴과 그 동맹국들은 세계 시장에서 중국 하이테크 기업들을 억압하고 소외시켰다. 2021년 12월까지 미국 산업안보국은 611개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대부분이 칩 설계 및 제조와 같은 고급 산업에 속한 중국 기업 및 기관이었다.

미중 갈등에 긴장한 중국은 ICT 장비의 독립적 설계 및 생산에 대한 노력을 가속화시켰다. 2020년 12월, 칩 설계 및 제조는 14차 5개년 계획에서 국가기술 혁신, 산업 변혁 및 디지털 경제 확장 능력 향상이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
중국 정부는 ICT 산업 육성을 위해 특별 기금을 조성하고 기술 기준에 따라 10~25% 세금 감면과 지방 정부들도 다양한 산업 지원정책을 추진했다. 2025년까지 GDP의 10% 이상을 디지털 경제가 차지하는 목표를 수립했다.

또한, ICT 산업을 지원하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도 가동했다. 2021년까지 칭화대, 베이징대, 푸단대 등 중국 일류 대학들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학과개설을 했다. 연구기관도 늘어났다.

공식 백서에 따르면 중국 ICT 시장의 인재 수요는 2022년까지 약 74만5000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런 노력으로 2021년 1월에서 9월간 중국 칩 제조 능력은 16.1% 증가한 108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 사이 중국은 해외 공급업체로부터의 칩 제조 장비 주문이 58% 증가하면서 반도체 제품의 최대 시장이 되었다.

그러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는 동안 중국의 ICT 전략은 도전에 직면했다.

지난 3월 상하이에서 발생한 오미크론 발병에 대한 당국의 가혹한 대응으로 ICT 공급망은 ​​흔들리고 있다. SMIC, TSMC 같은 세계 최고 반도체 제조업체가 가동을 멈추었다.

중국의 ICT 생산량은 3월에 가파른 감소를 보여 올해 첫 3개월 동안 4.2% 감소했다. 이는 2019년 1분기 8.7% 하락 이후 최악이다. 반도체 부족으로 칩 사업이 이미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제로 코로나 정책은 중국 ICT 산업에 큰 타격을 주었다.

중국 정부는 다급해졌다. 공급망 복원을 위해 몇 가지 조치를 취했다. ICT, 자동차, 장비제조업, 제약업 등 666개 기업을 포함한 화이트리스트를 발표해 생산 재개를 허가했다. 적어도 62개의 반도체 회사가 공장을 가동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정부의 구제금융 패키지와 코로나 규제 완화에 따라 5월 반도체 생산량은 4월 259억개에서 275억개로 6% 이상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상하이 봉쇄 전인 3월에 생산된 285억개보다 적은 수준 이다. 더욱이 7월 신규 확진자 증가로 과감한 전염병 관리 조치가 다시금 진행되어 ICT 산업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반도체 전략은 대외 변수보다 내부 규제가 더 큰 도전이 된 것이다. 중국이 첨단 분야에서 발전 속도가 코로나 대처 과정에 늦어진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이상에서 소개한 반도체 등 ICT 산업에서만 후퇴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연초 중국의 성장률은 5%를 상회했지만 지금은 3%대를 전망한다. 중국은 GDP가 17조 달러 규모다. 이렇게 큰 경제 대국에서 2% 적게 성장한다는 것은 그 피해가 막심한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