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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차터커뮤니케이션즈, 소속 직원 '살인죄'에 9조원 징벌적 손해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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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차터커뮤니케이션즈, 소속 직원 '살인죄'에 9조원 징벌적 손해배상

소속 직원의 고객 살인에 대해 차터커뮤니케이션즈는 9조 원에 달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게 됐다. 사진=차터커뮤니케이션즈이미지 확대보기
소속 직원의 고객 살인에 대해 차터커뮤니케이션즈는 9조 원에 달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게 됐다. 사진=차터커뮤니케이션즈
미국 텍사스주 배심원단은 자사 현장 서비스 직원이 고객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것에 대해 통신 및 매스미디어회사 차터커뮤니케이션즈(Charter Communications)에 70억 달러(약 9조 원)의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31일(현지시간) 현지 외신에 따르면 2019년 12월, 차터커뮤니케이션즈 산하 인터넷 서비스인 스펙트럼(Spectrum)의 현장 직원 중 한 명이 휘두른 흉기에 83세 여성 베티 조 맥클레인 토마스가 숨졌다. 이에 토마스의 가족은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었다.
소송 결과 회사가 70억 달러의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있었다. 70억 달러는 지난 6월 배심원단이 배정한 배상금 3억7500만 달러 외에 추가 지급액이 더해진 것이다.

이 놀라운 판결의 이면에는 직원의 살인죄에 대한 회사 측의 손해배상 이상의 내용이 있었다.

피해자 토마스로부터 팩스기를 수리해달라는 서비스 전화를 받고 다음날 그녀의 집으로 돌아온 스펙트럼 케이블 수리공이 저지른 살인 사건의 윤곽이 드러났다.

토마스 가족을 대표하는 변호사들은 법정에서 살인 사건을 진술했는데 현장 기술자인 로이 제임스 홀든이 토마스의 수리 서비스 신청 사항에 대한 업무보고를 한 후에 스펙트럼의 회사 밴 중 하나를 타고 그녀의 집으로 운전해 갔다. 그곳에서 토마스는 홀든이 그녀의 신용카드를 훔치려 하는 것을 붙잡았고, 그는 그녀를 살해했다.

살인 사건 이후 2020년 1월 3일, 차터커뮤니케이션즈는 토마스에게 서비스콜에 대한 58.94달러의 1회 요금을 포함한 연체 청구서를 보냈다. 차터커뮤니케이션즈는 토마스가 서비스 등록과정 상 동의했다고 주장하는 서비스 약관 문서를 사용하여 중재를 강요하려고 했다.

결국 배심원들은 차터커뮤니케이션즈가 위조문서를 사용하여 사건을 중재에 부치려고 했다고 결정했던 것이다. 70억 달러라는 손해배상금에는 이전 도난 사건에 대한 회사의 정책과 대응의 부족, 그리고 피해자 토마스에 위조문서로 강제 중재를 시도했다는 점이 반영됐다.
재판 과정에서 토마스 가족 측 변호사들은 위조 문건과 여러 가지 모순점을 지적했다.

배심원단은 소속 직원의 살인이 토마스의 죽음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판결했고, 차터커뮤니케이션즈에 살인에 대한 90% 책임이 있다고 봤다.

원고 측 변호인들은 회사가 직원의 근무 이력에 대해 신원 조사를 수행하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게다가, 토마스 가족의 변호사들은 차터커뮤니케이션즈 현장 기술자들이 몇 년 동안 고객을 상대로 2500건 이상의 절도에 책임이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했고, 회사가 그들을 조사하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비디오 감시와 홀든에 대한 추적 정보 등 차터가 보존했어야 할 증거를 인멸했다고 판결했다.

홀든은 살인을 저질렀다고 인정했고, 2021년 4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판결 후 발표한 성명에서 캐머런 블랜차드 토마스 측 변호인은 "우리는 그녀와 그녀의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 이 무의미하고 비극적인 범죄의 결과로 토마스의 가족의 평안이 깨졌다. 이 끔찍한 행위에 대한 책임은 홀든과 회사에 있으며, 우리는 그가 평생 감옥에 있는 것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정대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mje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