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AMD에 인공지능(AI)용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중단하라고 통보하자 중국은 ‘기술 패권주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기술 전쟁은 비단 반도체뿐 아니라 전 첨단 기술 분야로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미·중 간 대결이 클라우드, 인공지능 훈련 모듈 분야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츼 이번 조처로 첨단 AI 개발과 연구를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나 앞으로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해야 하고, 단기적으로는 고성능 제품을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전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미 정부가 지난달 26일 중국·홍콩 수출과 관련된 새로운 허가 규정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미 당국은 이번 조처가 엔비디아의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인 A100(코드명 암페어), H100(코드명 호퍼) 등이 중국군에 의해 사용될 위험성을 시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의 조처로 엔비디아는 해당 제품을 중국에 수출할 수 없고, 앞으로 엔비디아가 내놓을 반도체 중 성능이 A100과 대체로 대등하거나 더 좋은 제품 또는 해당 반도체가 탑재된 시스템도 모두 수출 금지 품목으로 묶이게 된다.
AMD도 미국 정부의 결정에 따라 AI 용 GPU 반도체인 'AMD 인스팅트(Instinct) MI250'의 중국 수출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MI250보다 전 세대 제품인 MI100 반도체의 수출은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고 AMD가 밝혔다.
엔비디아와 AMD는 머신 러닝 등 AI 관련 작업에 널리 사용되는 GPU 시장에서 선두 기업들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에 이미 A100·H100 반도체 4억 달러(약 5395억 원)어치를 중국에서 수주했었다. 엔비디아와 AMD의 반도체가 없으면 중국 기업들이 AI와 관련된 이미지·음성 인식 등의 작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로이터가 지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