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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美, 관용차 미국산 전기차로 교체 차질 빚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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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美, 관용차 미국산 전기차로 교체 차질 빚는 이유는

6만 달러가 넘는 높은가격에 전기차 생산 차질 등이 주요 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월 14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전기차 캐딜락 리릭 운전석에 앉아보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월 14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전기차 캐딜락 리릭 운전석에 앉아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미국 연방 정부 관용차의 전기차 전환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027년까지는 탄소 배출 제로인 미국산 자동차로, 2035년까지는 완전한 전기차로 관용차를 구매하도록 지시했으나 실제로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 정부가 운영하는 관용차는 65만 6000대가량이고, 이 중 3분의 2가량을 총무청(GSA)이 구매한다. 총무청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침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이를 그대로 실행한다는 보장을 하지 못한다고 AP가 전했다.
지난 2020년에 미국 연방 정부가 구매한 전기차는 전체의 1% 미만에 그쳤다. 정부의 전기차 구매 비율이 2021, 2022년에는 그 전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으나 이를 5배로 늘릴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에 서명한 행정명령을 통해 오는 2027년까지 연방 정부가 구매하는 자동차를 모두 전기차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구매하도록 했었다. 미 연방 정부는 연간 5만 대가량의 관용차를 신규로 구매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지난 8월에 미국의 연방 우체국(USPS)이 사용하는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고, 자체 충전소 건립 등에 사용하도록 30억 달러(약 4조 3200억 원)의 예산을 배정하는 내용의 법안에 서명해 발효시켰다. USPS는 올해 7월에 신규 구매 5만 대의 우편 배달용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방 우체국은 전기차 구매 전환 문제로 소송을 당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규 전기차 구매 물량을 애초 제시했던 목표치의 절반인 2만 5000대로 줄였다. 실제로 연방 우체국이 구매하는 전기차 물량이 올해 말에 처음으로 인도될 예정이라고 AP가 전했다. 연방 우체국은 연방 정부와는 별개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연방 우체국을 제외하고 미국 연방 정부가 올해 사들인 관용차 중에서 탄소 배출 제로 차량의 비율은 13%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차를 합한 수치이다. 미국 전역에서 판매되는 신차 중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 6% 수준이다.

바이든 정부의 방침과 달리 관용차의 전기차 전환이 늦어지는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비싼 전기차의 가격과 부품 공급난 등에 따른 전기차 생산 지연 등이 꼽힌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평균 가격은 6만 달러(약 8600만 원)가 넘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동차 맨’(car guy)이라고 자처하면서 전기차 확대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전기차 충전소 50만 개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9억 달러 (약 1조 2000억 원)에 달하는 1차 예산 지원안을 지난달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디트로이트시에 열린 오토쇼에 참석해 지난해 11월 통과된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지원법에 근거해 미국의 35개 주에서 전기차 충전소를 건설하는데 필요한 예산을 일차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 의회는 이미 각 주가 전기차 충전소를 건설하는 데 사용하도록 50억 달러 (약 7조 2000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었다.
미국에서 전기차 충전소는 현재 10만 개가량이다. 연방 정부가 미국의 고속도로에 50마일 (약 80km)마다 1개의 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50%가량을 전기차가 차지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