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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안도의 한숨' 쉴때 왔나…JP모건 "美 물가 고점 지났고, 1년내 3.2%로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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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안도의 한숨' 쉴때 왔나…JP모건 "美 물가 고점 지났고, 1년내 3.2%로 급락"

공급난 해소·달러화 강세로 물가 하락, 연말까지 6.8% 예상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 사진=로이터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정점을 이미 지났고, 올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2%였으나 1년 뒤인 내년 9월에는 3.2%로 급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건은 19일(현지시간) 투자 메모를 통해 공급난이 해소되고 있고, 킹달러로 인해 제품 가격 상승이 억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JP모건의 이코노미스트인 다니엘 실버, 마이클 핸슨, 피비 화이트 등 3인은 공동으로 작성한 투자 메모에서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도 올해 9월 6.6%에서 내년 9월에는 3.4%로 내려가리라 전망했다.
JP모건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말까지 소비자물가지수가 6.8%로 내려가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 투자 메모를 인용해 “안도의 한숨을 쉴 날이 머지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고 올해 3월부터 줄곧 기준 금리를 인상해왔다. 그러나 올해 3월 당시에 소비자물가지수가 8.5%였고, 연준이 그로부터 7개월 동안 5번 금리를 올렸으나 9월 CPI는 8.2%를 기록했다.

특히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9월에 40년 만의 최대폭 상승 기록을 경신했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6%,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82년 8월 이후 40년 만의 최대폭 상승 기록이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경기가 위축돼 수요가 감소하고, 실업률이 증가해 물가가 하락한다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하자 금리 인상이 결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JP모건 경제분석팀은 이 투자 메모에서 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는 양대 근거로 공급난 해소, 달러화 초강세를 꼽았다. 이들은 “공급난 위기가 마침내 해소되기에 이르렀다”면서 “팬데믹 기간 내내 계속됐던 화물 수송 단절 문제가 드디어 완화하기 시작했고, 일부 산업 분야에서는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성장 둔화에 따라 미국인들의 강한 소비세가 수그러들 가능성이 크다고 JP모건이 지적했다. 공급난 해소와 동시에 소비가 위축되면 상품 가격 상승에 급제동이 걸리게 된다고 이들이 강조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화물 운송료가 급락하고, 화물 인도 소요 시간이 줄어들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2023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로 인해 공급망 병목 현상이 풀리고, 글로벌 공급망이 갈수록 정상화될 것으로 이들이 지적했다.

공급난 완화로 재고품이 증가하면 기업은 할인 판매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모건 스탠리는 이달 초에 가전제품 등의 할인 판매가 시작됐고, 이런 현상이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연쇄 금리 인상으로 물가가 내려가지는 않았으나 달러화 초강세를 촉진했다. 연준이 기준 금리를 올릴 때마다 투자금이 미국으로 돌아오고, 달러화 가치가 뛰었다. 지난 1년 사이에 달러화는 주요국 화폐에 비해 평균 12%가량이 올랐다고 JP모건이 밝혔다.

달러화 초강세를 뜻하는 킹달러로 인해 수입품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이 은행은 이런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이 지속해서 금리를 올릴 것이고, 달러화 가치는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또 수입품 가격 하락은 소매품 전반에 영향을 미쳐 광범위한 할인 판매가 예상된다고 JP모건 경제분석팀이 밝혔다.

연준이 7개월 동안 금리를 계속 올리자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올라 주택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섰다. 또 노동 시장에서도 약간의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26만 3000명 증가해 전월의 31만 5000명 증가보다 적게 늘어났다. 실업률은 3.5%로 전달의 3.7%에서 하락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14일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뉴욕 증시의 주요 주가가 20~30%가량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먼은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FC) 연례 총회에서 연준이 물가를 통제하는 과정에서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가 4~4.5%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많은 전문가가 예상하지만, 그보다 더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행한 화상 연설에서도 미국이 향후 6~9개월 사이에 경기 침체 빠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