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지수 13.2% 상승에 그쳐…트럼프 36.2%, 오바마는 58.5% 급등

미국에서 주식 시장의 주가가 반드시 실물 경제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중요한 시금석으로 여겨진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실시되는 중간 선거를 앞두고 7일 뉴욕 증시가 시작되기 전까지 기준으로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이후 최악의 주가 성적표를 들고, 중간 선거 심판대에 선다.
미국 시장 조사업체 CFRA 리서치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21년 1월 20일 취임한 이후 7일 개장 전까지 뉴욕 증시의 간판 지수인 S&P500 지수는 13.2%가 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첫해인 2021년에는 S&P500지수가 27% 올랐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이 지수는 20%가 하락했다. 이 지수는 올해 2008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바이든 정부에서 올해 들어 주가가 내려간 핵심 이유로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꼽힌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40년 만에 최고치에 이른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고 지난 3월부터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다. 연준은 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네 번 연속으로 0.75%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3.75∼4.00%로 상승했다. 이는 최근 15년간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2%, 전월보다 0.4% 각각 올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뺀 9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6.6%, 전월보다 0.6% 각각 올라 40년 만의 최대 폭 상승을 기록했다.
연준의 연쇄 금리인상으로 인해 뉴욕 증시는 맥없이 무너졌다. 주가 하락은 중간 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악재가 될 것이라고 CNN 비즈니스가 7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인플레이션과 휘발윳값 급등의 핵심 요인이 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 유권자들은 주가 하락으로 큰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미국인의 연금펀드 등이 주식 시장에 투자돼 있어 미국 유권자들이 주가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주가가 내려가면 소비자신뢰지수도 동반 하락한다. CNN 조사에서 응답자의 75%가 미국이 이미 경기 침체기에 진입했다고 답변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2.6%로 집계됐다. 플러스 성장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 1분기 -1.6%, 지난 2분기 -0.6% 각각 후퇴한 미 경제는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기술적 경기 침체에 빠졌었다.
CFRA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953년 이후 중간 선거에 임했던 13명의 대통령 중에서 S&P500 주가지수를 기준으로 9위를 기록했다. 중간 선거 직전까지 바이든 대통령보다 낮은 주가 성적을 냈던 역대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21.6%), 지미 카터 (-2.6%), 리처드 닉슨(-7.2%), 린든 존슨(+9.6%) 전 대통령 등 4명밖에 없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 직전에 재임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정부에서는 중간 선거 직전까지 S&P500 지수가 36.2% 올랐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는 이 지수가 58.5% 폭등했었다.
뉴욕 증시는 중간 선거 전날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23.78포인트(1.31%) 상승한 32,827.00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36.25포인트(0.96%) 오른 3,806.80으로, 나스닥지수는 89.27포인트(0.85%) 상승한 10,564.52로 거래를 마감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