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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없는 ‘감원 바람’…美 기업 중간관리자들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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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없는 ‘감원 바람’…美 기업 중간관리자들 ‘휘청’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후 대규모 감원에 들어갔는데, 이에 대한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후 대규모 감원에 들어갔는데, 이에 대한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초인플레이션, 이를 억제하려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그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를 낳으면서 미국 중간 경영진의 해고 물결이 미국이 '화이트칼라 불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외신이 8일(화) 보도했다.

이전 경기 침체기에는 건설 노동자, 트럭 운전사 등 블루칼라 직원들이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 경우에는 미국 기업들이 사무직 중간 관리자의 인원 감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월마트, 포드, 갭, 질로우, 스탠리 블랙 & 데커를 포함한 많은 미국 기업이 본사 직원들의 감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밀켄 인스티튜트의 경제학자 윌리엄 리는 코로나 대유행 이후 경기 회복 시 가능한 한 많은 전문직 인재 고용에 나섰던 기업들이 이제 필요 이상으로 많은 중간 관리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최근 두 달 사이 해고된 중간 관리자 구직활동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채용업체 챌린저, 그레이 맨 앤 크리스마스는 퇴출된 관리자의 직급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앤디 챌린저 수석 부사장은 "누구를 해고해야 할지 끔찍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많은 급여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고 말했다.

비록 실직률이 1년 이상 사상 최저치에 근접한 상황이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챌린저가 밝힌 감원 현상은 제조업·서비스업·운송업에서 일하는 회사원들보다 더 높은 비율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화이트칼라 불황"의 첫 신호라고 의심하고 있다.

일자리 채용사이트 집리크루터(ZipRecruiter)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줄리아 폴락은 "사람들은 과거 경기 침체보다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많은 블루칼라 산업에는 여전히 노동력이 부족해 이미 인력 부족을 겪고 있어서 노동자를 해고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PMG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최고경영진의 절반 이상이 잠재적 불황에 대비해 향후 6개월 동안 인력 감축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인사관리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UKG의 데이브 길버트슨(Gilbertson) 부사장도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경기 침체 시나리오에서 가장 먼저 해고되더라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해고가 이미 진행 중인 기업을 보더라도 아직 블루칼라 시장으로는 몰리지 않고 있다. 그것은 블루칼라직에서 매우 심각한 노동력 부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 화이트칼라 불황에 공감했다.

실리콘밸리와 미 월가 기업들도 전문직 직원들을 앞다퉈 정리해고 중이다. 넷플릭스는 올해 거의 500명의 직원을 해고했고, 최근 9월에 30명의 애니메이션 팀원을 해고했다. 스냅은 지난 8월 직원의 20%인 약 1300명을 감원했다.

일론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한 후 수천 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그런 감원이 시작되기도 전에 그는 중간 경영진 감원을 겨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칭 '트윗 대장'은 트위터에 "코딩 한 사람당 10명의 관리직'이 일하는 것 같다"고 적었다.

메타 또한 첫 대규모 해고를 계획하고 있다고 월가에 알려졌고, 골드만삭스의 최고재무책임자인 데니스 콜먼은 "지난 7월 대유행 전에 중단되었던 연례 성과 검토를 연말쯤 다시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월 금리 상승으로 주택 판매가 급감하면서 부동산 중개업자, 주택담보대출 중개업자, 감정평가업자의 광범위한 감원도 있었다. 반대로, 블루칼라 근로자, 레저 및 숙박접객업처럼 더 낮은 임금을 받는 다른 근로자들의 감원은 덜 두드러졌다.

2020년 3월 코로나 위기 이후 상점·식당·호텔의 저임금 직원들이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지금은 반대로 바로 이 사람들이 부족한 상황이다.

레저·숙박접객업 부문 고용은 2020년 2월 수준에 비해 110만 명 더 적은 수준이다.

많은 최고경영자들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비용 절감을 요구받기 전부터 관리직 수를 줄일 것을 고려해왔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관료주의 고정관념은 맥킨지의 수석 파트너인 빌 섀닝거가 소위 중간 관리자를 "30년 폭행"이라고 부르도록 영감을 주었다. 그는 "코로나 대유행이, 최고경영진들이 더 많은 지원팀 없이도 신속하게 전략적이고 운영적인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이를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UKG의 길버트슨은 "자신이 원하는 역할을 찾을 수 없어서 아메리칸 드림을 연기해야 하는 상당한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로운 관리자 역할이 줄어들더라도 그는 고용주들이 블루칼라직 고용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트북 계층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지난 2년 동안 강력한 임금 상승을 기록한 블루칼라 직업들이 전염병 이전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길버트슨은 "경제적으로 일자리가 충분해야 한다. 하지만 그 일자리는 노동자들이 원하는 종류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