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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횡재세' 압박받는 엑손모빌, '파격 봉급 인상'으로 예봉 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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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횡재세' 압박받는 엑손모빌, '파격 봉급 인상'으로 예봉 피하나

물가 상승분 임금 인상률 9%, 승진자 5% 추가 인상, 임원은 10% 인상에 연봉 3% 보너스

엑손모빌.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엑손모빌. 사진=로이터
미국계 글로벌 정유기업 엑손모빌이 40년 만에 최고로 뛴 인플레이션을 상쇄할 수 있도록 직원 봉급을 인상하기로 했다. 엑손모빌은 7일(현지시간) 물가 상승분 임금 인상률을 9%로 정하고, 승급과 승진 대상에게 추가로 5%를 더 올려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에 엑손모빌 직원의 3분의 1가량이 승급 또는 승진한다. 엑손모빌은 이번 주 초에 임원에게는 10%의 봉급 인상과 지난해 연봉의 3%를 현금 보너스로 제공한다고 밝혔었다.

엑손모빌은 10월 현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7%인 점을 고려해 봉급 인상률을 이보다 높은 9%로 결정했다. 엑손모빌은 승진, 승급자의 내년 봉급 인상률이 14%에 달해 15년 만에 최고 인상 기록이 수립된다고 밝혔다. 이 회사 직원의 3분의 1가량이 내년에 14% 이상 오른 봉급을 받는다.
엑손모빌은 직원의 근무지에 따라 봉급 인상 비율을 차등해 적용하기로 했다. 일부 지역 직원은 내년에 봉급 인상률이 15~25%에 이른다고 엑손모빌이 밝혔다.

이 정유사는 또 전 세계에 걸쳐 직원 1만 4,000명에게 스톡옵션을 주기로 했다. 이로써 전체 직원의 5분의 1 이상이 스톡옵션을 받는다.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은 지난해에는 5000명에 그쳤다.

엑손모빌의 봉급 인상은 빅테크과 월가 금융 기관의 대규모 감원과 대비된다. 엑손모빌 주가는 올해 들어 70%가 뛰었고, 주가 상승에 힘입어 S&P500 지수의 ‘톱 10 기업’의 하나로 복귀했다.

엑손모빌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유가와 미 국내 휘발윳값 급등으로 올해 2분기와 3분기에 152년 만에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 28일 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196억 6000만달러(약 28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이익의 두 배가 넘은 액수이다. 엑손은 석유 메이저 5개사(엑손모빌, 셰브론, 셸, 브리티시페트롤리엄, 토털에너지) 중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올렸다.

엑손모빌의 호실적 배경으로는 에너지 가격 급등이 꼽혔다. 올해 3분기 브렌트유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배럴당 37% 상승했고, 천연가스 가격도 3배 이상 뛰었다.

엑손모빌 등 메이저 정유사는 순익 증가로 인해 정치적 공격 대상이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정유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유가를 인하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석유 기업들이 전쟁 폭리를 취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면서 “미국에 대한 그들의 책임을 다하고 주유소에서 미국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보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속에 천문학적인 이윤을 내는 석유 기업들의 이익을 '횡재'라고 표현하면서 이른바 '횡재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석유 기업들이 거둔 이익을 추가 생산과 유가 인하를 위해 투자하지 않으면 초과 이익에 대한 추가 세금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지난 6월 10일(현지시간)에는 대국민 연설에서모두가 엑손의 이윤을 알도록 할 것”이라며 “엑손은 지난해 하느님보다 돈을 더 벌어들였다”고 비판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엑손모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30억달러(29조 원)에 달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