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이하 현지 시간) 닛케이 등 외신은 일본 기업들이 투자 등을 포함해 매수자 또는 매도자로 참여한 일본 M&A에 대한 컨설팅업체 레코프(Recof)의 조사 결과를 인용 보도했다. 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1년 4280건을 넘어선 것으로 1985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거래 건수가 증가한 반면, 전체 인수 가치는 32% 감소한 11조4300억 엔(약 872억 달러)으로 2년 만에 하락했다.
이 같은 일본 기업 간 거래액은 4조 엔으로 26% 늘었지만 일본 기업의 해외사업 인수액은 3조4700억 엔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전년 대비 대규모 M&A 건수가 줄어든 것도 이런 흐름의 요인으로 꼽혔다.
외국 기업의 일본 기업 인수 규모도 약 40% 감소한 3조9500억 엔을 기록했다.
투자회사들은 외부 투자자들에게 지분을 팔아서 비핵심 사업이나 자회사를 분리하는 분할 방식을 주로 이용했다.
일본 기업 관련 최대 규모의 인수 건은 미국 투자회사 KKR의 히타치 트랜스포트 시스템 입찰로, 매입가는 약 6700억 엔이었다. HTS 모회사인 히타치는 분할 방식을 통해 상장 자회사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그룹 재편을 진행했다.
일본의 거대 광학기업 올림푸스는 지난 8월 산업용 현미경 등을 다루는 과학사업 부문을 미국 베인캐피털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 거래를 통해 4000억 엔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 올림푸스는 주력 분야 중 하나인 내시경 등 의료장비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일련의 기업 인수합병(M&A) 사례는 주로 디지털 사업 전환과 관련된 사례가 많았다. 소니는 게임을 통해 배양된 지적 재산을 소니그룹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로 미국 게임회사 번지를 인수했고, 인수금은 당초 4000억 엔 안팎으로 예상됐으나 엔화 가치 급락으로 5000억 엔 이상으로 높아져 비용이 추가되었다.
또 다른 사례로 일본 의료장비 제조업체인 옴론(Omron)은 일본의 의료 데이터 분석 회사인 JMDC에 약 1100억 엔을 투자했다. 요시토미 유코 레코프 데이터 사장은 "디지털 전환은 2022년 M&A 테마였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M&A 건수가 감소한 가운데 나왔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글로벌 M&A 사례는 2022년 약 5만3000건으로 20%나 감소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 및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기업들의 인수 의지를 크게 꺾는 원인이 되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이전까지 M&A에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던 유럽과 미국 기술기업들의 M&A 거래 건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컨설팅 전문사인 KPMG의 이시이 히데유키 파트너는 2023년 새해 트렌드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회복 경제에 진입하면서 일본 국내 기업 간 거래는 증가, 글로벌 경기 둔화로 해외 기업 관련 M&A 프로젝트는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