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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ASML, 美·日·네덜란드 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 수용...삼성, SK하이닉스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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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ASML, 美·日·네덜란드 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 수용...삼성, SK하이닉스 운명은

ASML, 정부간 합의 수용할 것이나 이행에는 시간이 더 걸린다고 밝혀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로 불리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로 불리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사진=로이터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슈퍼을’로 불리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이 미국과 네덜란드, 일본 정부 간 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합의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ASML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와 관련한 정부 간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진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ASML은 “이번 합의가 단순히 첨단 노광 장비에 그치지 않고 첨단 반도체 장비 전반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SML은 “아직 세부 사항이 더 추가돼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것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관련 입법이 이뤄져야 하기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의 수출통제에 동참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미국 정부는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수출통제 조치를 1년 유예하기로 했었다. 그렇지만, 미국에 이어 일본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가 중국에 들어오지 못하면 한국 반도체 기업의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네덜란드, 일본 등 3국은 27일 워싱턴 DC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협상을 계속했고,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이 지난해 10월 발효한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통제에 동참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번 합의가 각국의 입법, 행정 절차를 통해 실제로 이행되면 ASML의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 수출을 비롯해 니콘과 도쿄 일렉트론 등의 중국 수출영향을 받는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통제에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네덜란드에는 세계적 반도체 노광 장비 생산업체인 ASML이 있으며 효과적인 대중 반도체 기술 수출 통제를 위해서는 네덜란드의 협력이 필요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 1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백악관에서 만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통제 문제를 논의했다.

현재 세계 4대 반도체 장비업체는 미국의 어플라이 머터리얼스와 램 리서치, 일본의 도쿄일렉트론, 네덜란드의 ASML이다. ASML은 최첨단 공정에 필요한 EUV 장비를 생산하는 세계 유일한 회사이다. 미국이 지난해 10월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통제 조처를 시행한 데 이어 일본, 네덜란드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3국 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대한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네덜란드는 이미 반도체 초미세 공정의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의 노광 장비의 중국 수출을 차단했으나, 미국은 이보다 낮은 단계 기술인 DUV 의 수출통제까지 요구했다. 다만 일본과 네덜란드가 새로운 규제를 시행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피터 베닝크 ASML 회장은 지난 25일 실적발표 후 대중국 수출이 2021년 21억 7000만 유로(약 2조 9200억원), 2022년 21억 6000만 유로(약 2조 9000억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중국 수출은 ASML 전체 매출의 14∼15%를 차지한다. 베닝크 회장은 구세대 장비인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를 여전히 중국에 수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SML은 2019년부터 네덜란드 정부의 불허 조처로 전 세계에서 독점 생산하는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