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드·중국 CATL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美 정부에 강력 항의

미국의 포드 자동차가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의 CATL과 합작으로 미국 미시간주(州)에 35억 달러(약 4조 5000억 원)를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데 대해 한국 정부가 미국 측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정부 보조금 수령을 목적으로 중국 CATL과 손을 잡자 미국 정부도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는 포드와 CATL 간 제휴가 IRA의 결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미국 측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와 CATL의 합작은 IRA 제정 취지에 정면으로 어긋난다는 게 한국 측의 주장이다.

포드와 CATL의 제휴로 한국 배터리 생산업체들의 북미 시장 진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북미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됐다.

포드는 CATL과 합작회사를 설립한 뒤 자동차의 메카로 불리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160㎞ 떨어진 마셜에 배터리 공장을 건립한다. 포드의 투자 규모는 35억 달러 (약 4조 5000억원)에 달한다.

그렇지만, 미시간 공장은 일반적 합작법인과 다르다. 포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CATL은 기술만 지원한다. IRA에 따르면 전기차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북미에서 제조·조립된 부품이 일정 비율 이상 들어간 배터리를 탑재해야 한다. 포드와 CATL은 이런 IRA 조항을 우회하려는 전략을 동원한 것이다. IRA는 중국을 겨냥해 해외 우려 기업이 만든 배터리에 대해서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포드의 미시간 공장은 CATL이 자본을 투입하는 방식이 아니라서 IRA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태용 주미 한국대사는 27일(현지시간) 특파원 간담회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 동맹을 전통적 군사 안보뿐 아니라 경제 안보·기술 동맹으로 확대 진화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활동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반도체 법에 따른 지원 방안 발표, 인플레이션 감축법 전기차 세액공제와 관련한 재무부 하위규정 발표, 바이오 분야 행정명령에 따른 부처별 보고서 발표가 2월 말부터 3월까지 있을 예정”이라며 “우리 경제에 영향을 줄 현안을 주시하며 한미 간 긴밀한 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연쇄 도발 대책에 대해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측면에서 실질적 진전이 이뤄졌다”면서 “지난주 한미 양국은 미 국방부에서 8차 확장억제 수단 운용 연습(DSC TTX)을 실시한 데 이어 킹스베이 미 핵잠수함 기지를 최초로 방문했고, 가까운 시일 내 관계 기관이 참여하는 후속 훈련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기존의 군사적 연습뿐 아니라 다른 정부 기관들이 참여해 외교 및 정보, 경제적 대응까지 포괄하는 TTX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미 양국은 최근 공식 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가 후계 구도와 연관되는지 확실히 결론을 짓기엔 시기상조이고, 김씨 일가의 장악력을 위한 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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