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는 7, 8일로 예정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미 상원 은행위원회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 14일로 예정된 미 노동부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였다.
로이터 통신은 “달러화가 단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달 말까지 단기적인 달러화 가치 추이에 대해 상반되게 전망했다. 로이터가 39명의 외환 전문가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11명은 단기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보합세를 예상한 전문가는 10명으로 나타났고, 6명은 단기적인 가치 상승을 예상했다. 나머지 12명은 장기적으로도 달러화 가치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화가 올해 2월에 강세를 보인 핵심 이유는 미국 경제가 지난해에 예상했던 것과 달리 순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노동 시장이 여전히 뜨겁고, 소비도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연준은 지속해서 금리를 올리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이 크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 연준이 이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치솟았다. 미국이 금리를 올릴수록 미국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어 달러화 가치가 오른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연일 금리 인상 폭과 속도를 추가로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월 의장이 이번 주 의회 증언에서 긴축의 수위를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주식시장뿐 아니라 외환시장이 크게 동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로 인해 연준이 매파 기조로 기울고 있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의 노동 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미 노동부는 2월 19∼2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2000건 감소한 19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7주 연속 20만 건 미만 청구 기록이다. 미국에서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의 상승폭이 다시 확대됐다. 미 상무부는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가 5.4% 올라 전년 동월 5.3%에서 0.1%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연준이 3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폭을 결정하는데 오는 3월 14일 나오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인 FOMC 회의는 3월에 열리고, 4월을 건너뛴 뒤 5월, 6월, 7월에 연속으로 열린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