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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216조원 사상 최대 유동성 지원…'뱅크런' 급한 불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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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216조원 사상 최대 유동성 지원…'뱅크런' 급한 불 껐다

할인창구와 BTFP 가동…은행 등에 대출금 지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미국 은행들의 예금 인출 사태 등에 대비해 15일(현지 시간) 현재 1648억 달러(약 216조3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 연준이 대출해준 1110억 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의 시중 은행들은 연준의 대출기구인 할인창구(discount window)와 지난 12일 신설된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 Bank Term Funding Program)을 통해 긴급 자금 지원을 받았다고 미국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미국 은행들은 연준의 전통적인 대출기구인 할인창구를 이용해 1528억5000만 달러를, 새로 생긴 BTFP를 통해 119억 달러의 대출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주들은 SVB 파산 이후 지역 은행이나 중소 규모 은행에서 예금을 빼내 ‘대마불사(大馬不死)’로 평가받는 대형 은행으로 앞다퉈 옮기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은행들을 대상으로 연준이 유동성 지원을 하고 있다.

미국의 11개 대형 은행은 이날 위기설에 휘말린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총 300억 달러(약 39조원)를 예치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JP모건 체이스, 웰스파고가 각각 50억 달러를 예치하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각각 25억 달러를 넣기로 했다. 또 BNY멜론, PNC뱅크, 스테이트스트리트, 트루이스트, US뱅크가 각각 10억 달러를 예치한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최근 SVB 파산 여파로 뱅크런 우려가 제기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는 이날 연준이 미국의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려면 연준이 새로 조성하는 기금인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통해 2조 달러(약 2625조원)의 유동성을 금융권에 공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SVB와 시그니처 은행 파산 후 BTFP를 새롭게 개설해 금융기관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BTFP는 은행과 저축은행, 신용조합, 기타 적격 예금기관에 최장 1년대출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연준은 특히 은행이 BTFP를 이용할 때 담보 가치를 시장가가 아닌 액면가로 평가하기로 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를 계속 올렸고, 이에 따라 은행들이 대량으로 보유한 국채의 가격이 하락당장 국채를 매각하면 액면가보다 낮은 금액을 받게 되는 점을 고려해 이런 조처를 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