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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헤지펀드 거물 그리핀, AI 과대평가 비판…"생성형 AI는 초기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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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헤지펀드 거물 그리핀, AI 과대평가 비판…"생성형 AI는 초기 단계"

"AI가 숙련된 전문직 일자리 대체할 수 있다는 건 과장된 평가"
"대규모 언어 모델의 한계는 과거에 기반한다는 것"

켄 그리핀 시타델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켄 그리핀 시타델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미국 헤지펀드 거물 켄 그리핀이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7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켄 그리핀 시타델 최고경영자(CEO)는 포트로더데일에서 열린 인턴 클래스 행사에서 AI가 언젠가는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믿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켄 그리핀은 지난해 혹독한 약세장 속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은 가운데 160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수익을 거둔 시타델의 창업자이자 헤지펀드 거물로 금융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하나다.

지난해 오픈AI가 인간과 같이 대화할 수 있는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챗GPT를 출시하면서 생성형 AI 기술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AI 열풍으로 인해 주요 AI 관련 업체인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시가 총액이 잠깐 동안 1조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시타델 역시 오픈AI의 챗GPT 기업용 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위해 협상 중이다.

그러나 그리핀은 AI가 숙련된 전문직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말한다.

그는 "AI 업계는 생성형 AI의 단기적인 파급력에 대해 과도하게 홍보하면서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과도한 홍보로 모두에게 큰 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술 기업 CEO들은 수백만 개의 사무직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빠르진 않을 것이다. 일부 작업은 실수도 용납될 수 있지만 금융 분야와 법률 분야는 정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한 변호사가 챗GPT의 도움으로 작성한 서면을 제출하면서 법정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판례를 인용하는 사건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리핀은 AI가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으로 프로그래밍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꼽았다. 그는 세심하고 정확성이 필요한 직업은 현재 인공지능으로부터 안전하지만 기술직은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시타델의 인턴 중 상당수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리핀 역시 자신도 학교에서 프로그래밍을 배운 경험이 있다고 밝히면서 컴퓨터 작업의 전환점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어 젊은 개발자들은 이에 맞춰 적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공지능이 시타델에 미칠 영향에 대한 한 인턴의 질문에 "프로그래밍은 생성형 AI의 타깃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리핀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면 해결해야 할 도메인 문제에 정말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커리어는 문제 해결 능력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나는 좋은 프로그래머다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핀의 발언은 지난달 약 4000명의 기술직 근로자가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다는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나왔다. 이는 2001년 닷컴 버블 붕괴 이후 가장 많은 수다.

IBM은 고객 직접 응대가 필요하지 않은 비대면 업무 담당 채용을 중단할 계획이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향후 5년간 이 중 30%가 인공지능과 자동화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역시 "인공지능이 컴퓨터 산업의 재탄생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핀과 같이 황은 초기 경력 근로자들이 가능한 한 빨리 이러한 기술에 적응해 직업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핀은 "대규모 언어 모델의 문제점은 바로 과거에 기반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미래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규모 언어 모델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여정이 우리를 어디로 인도할지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것이며 경제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벤처캐피털 업계의 저명한 억만장자인 마크 앤드리슨은 같은 날 인공지능이 어떻게 세상을 구할 것인지에 관한 기고문을 게재했다.

앤드리슨은 인공지능이 빵을 자르는 것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인공지능은 우리 문명이 만들어낸 가장 중요하고도 최고의 발명품이다. 전기나 마이크로칩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다"라고 밝혔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