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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스와프 외교', 부채함정 우려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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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스와프 외교', 부채함정 우려 키워

중국 중앙은행, 40여 나라와 6천억 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체결
신흥국 채무위기 악화 가능성 고조
부채위기 속 금융패권 확대,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로 부상



시징핑의 피곤한 모습. 통화 스와프 중국에도 부담.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시징핑의 피곤한 모습. 통화 스와프 중국에도 부담. 사진=로이터

중국이 자국의 심각한 부채 위기 속에서도 신흥국들과 대규모 통화 스와프를 공격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은 중국의 이러한 행보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새로운 도화선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중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이 이미 116%에 달하는 상황에서 향후 3년간 8500억 달러 규모의 특별 국채 발행을 추진하는 한편, 40여 개 국가와 60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며 공격적인 금융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최근 배런스와 로이터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런 행보가 자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은폐하면서 대외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다면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 문제로 내부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통화스와프를 통해 신흥국들을 자국 경제권에 편입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통화스와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스와프라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을 띤다. Fed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 일시적 달러 유동성 공급을 주요 목적으로 하지만, 중국은 채무국들의 외환보유고를 늘리고 부채 상환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일대일로(BRI) 사업으로 중국에 큰 빚을 진 국가들을 주요 대상으로 삼아, 부실 채권을 은폐하고 채무국의 디폴트를 지연시키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파키스탄은 240억 달러의 중국 부채를 안고 있으면서도 2015년 이후 매년 중국과의 스와프라인을 최대치로 늘려왔다. 스리랑카는 BRI 차관을 상환하지 못해 함반토타 항구의 99년 운영권을 중국에 넘겨야 했고, 아르헨티나는 작년 IMF 부채 상환을 위해 87억 달러의 중국 스와프라인을 긴급 차입했다. 몽골은 10년 넘게 중국 통화스와프 부채를 연장하며 사실상 채무국으로 전락했다.

IMF는 최근 세계 부채가 100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10년 내 세계 GDP와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신흥국의 부채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가운데, 파키스탄, 몽골, 스리랑카, 아르헨티나 등 10개국은 5년 내 채무불이행 위험이 50%를 넘는다.

국제금융시장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통화스와프를 통해 구축하는 '그림자 금융망'은 기존 국제금융 질서를 크게 교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자국의 부채 위기에도 불구하고 스와프를 통해 신흥국의 부실을 떠안는 것은 '부실의 세계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는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새로운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IMF와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는 중국의 이러한 위험한 행보를 제어하기 위해 대출 투명성 제고를 위한 새로운 국제기준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