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레이준, 15시간 마라톤 주행 생중계… 니오 윌리엄 리는 차 안에서 요리·수면 밈 양산
평균 이틀마다 신차 쏟아지는 시장… 머스크식 ‘아이돌 CEO’ 마케팅으로 소비자 눈길 잡기 총력
비야디 임원진 대거 소셜 미디어 등판… 악성 댓글 쓰나미·주가 폭락 등 ‘인터넷 명성’ 부작용도 직격
평균 이틀마다 신차 쏟아지는 시장… 머스크식 ‘아이돌 CEO’ 마케팅으로 소비자 눈길 잡기 총력
비야디 임원진 대거 소셜 미디어 등판… 악성 댓글 쓰나미·주가 폭락 등 ‘인터넷 명성’ 부작용도 직격
이미지 확대보기엄격하고 근엄한 이미지의 이사회실을 박차고 나온 CEO들은 라이브 스트리밍(생중계), 인터넷 밈(Meme), 눈길을 사로잡는 이색 스턴트(도전) 영상 속으로 직접 뛰어들며 소비자의 실시간 관심을 끌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모양새다.
19일(현지시각) 글로벌 자동차 및 마케팅 업계에 따르면, 신차 모델이 평균적으로 거의 이틀마다 출시되는 유례없이 가혹한 중국 시장 환경 속에서 고위 임원들의 소셜 미디어 활동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마라톤 생중계부터 차내 숙식까지… 눈물겨운 CEO들의 ‘쇼’
최근 중국 자동차 경영진이 보여주는 행보는 파격 그 자체다.
샤오미(Xiaomi) 창립자인 레이준 회장과 그의 마케팅 팀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상하이까지 자사의 SU7 세단을 타고 무려 15시간 동안 마라톤 생중계 방송을 진행하며 직접 장거리 운전을 입증했다.
니오(Nio) 창립자 윌리엄 리 회장은 새로 출시한 온보(Onvo) L80 SUV의 내장형 주방에서 직접 요리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 데 이어, 중국 북서부 사막 한가운데서 해당 SUV 트렁크를 침대 삼아 잠을 청하는 모습을 생중계해 폭발적인 트래픽을 끌어모았다.
상하이 소재 마케팅 에이전시 차이나 스키니(China Skinny)의 마크 태너 전무이사는 “중국 CEO들이 ‘두인(중국판 틱톡)’ 같은 숏폼 비디오 플랫폼을 고객과 소통하는 강력한 신무기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러한 방식은 브랜드에 친근하고 공감 가는 인간적인 차원을 더해주기 때문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전통적인 광고보다 소비자들에게 훨씬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간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임원 중심 마케팅’의 원조는 테슬라(Tesla)의 일론 머스크다. 머스크의 자유분방한 혁신가 이미지와 거침없는 언행은 전 세계에 강력한 팬덤을 형성했고, 이는 중국 시장에서도 그대로 통했다.
태너 전무이사는 “중국 소비자들은 자수성가한 비즈니스 리더를 연예인이나 진정한 우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 CEO 마케팅이 특히 더 잘 공감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무역 장벽에 막혀 중국 전기차를 직접 사지 못하는 미국 소비자들 역시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중국 CEO들의 쇼츠 영상을 보며 기술력을 접하고 있다.
지난 3월 BYD 창립자 왕촨푸가 9분 만에 완충되는 최신 배터리를 홍보한 영상에는 “미국인들은 언제쯤 저 꿈의 차를 탈 수 있나”라는 북미 네티즌들의 댓글이 쇄도하기도 했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깊다… 쏟아지는 악플과 주가 폭락 리스크
그러나 24시간 대중에게 노출되는 인터넷 명성은 때로 기업에 심각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중국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샤오미의 레이준 회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스마트폰에 이어 전기차 시장 진출 단 2년 만에 매력적인 소셜 미디어 소통을 무기로 1분기 중국 내 전기차 판매 톱 5위 안에 진입하는 기적을 썼지만, 최근 샤오미 차량과 관련된 몇 건의 주행 사고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순식간에 여론이 악화됐다.
레이준 회장은 지난달 라이브 로드트립 도중 “인터넷 공간은 인기가 높을 때는 하늘 높이 칭찬하지만, 한 번 비방이 시작되어 온라인 트래픽이 몰리면 증오 발언과 억측이 쓰나미처럼 급증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화려한 마케팅에 비해 차량 안전 기록이 미흡하다는 네티즌들의 집중 포화가 이어지면서 홍콩 증시에 상장된 샤오미 주가는 올해 초 이후 21%나 폭락하는 직격탄을 맞았다.
"토요타처럼 대중화되려면 '인터넷 감각' 필수"… CEO들의 남모를 고충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자동차 업계의 '인터넷 스타 되기' 경쟁은 멈출 기미가 없다.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인 BYD의 리윤페이 마케팅 총괄은 중국 소셜 미디어 웨이보(Weibo)에서 14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으며, 며칠마다 고객들의 다이렉트 메시지(DM)에 직접 답장을 보낸다.
리 총괄은 “BYD가 토요타나 폭스바겐처럼 글로벌 국민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위 임원들이 이른바 ‘인터넷 감각’을 갖추고 고객과 실시간으로 직접 대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BYD는 최고위 임원 12명이 웨이보와 두인 등에 공식 계정을 열고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이다.
반면, 스포트라이트 아래 서야 하는 경영진들의 고충도 깊다. 니오의 윌리엄 리 회장은 지난 4월 베이징 모터쇼 현장에서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 CATL의 로빈 쩡(쩡위쿤) 회장과 농담을 나누며 “요즘 CEO들은 정말 쉽지 않다.
매 순간 카메라를 마주해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리 회장은 자사 신형 ES7 SUV에 탑재된 접이식 화장 거울을 카메라에 보여주며 “늘 단정함을 유지해야 해서 거울을 보고 수시로 화장을 고쳐야 할 판”이라고 덧붙여, 생존을 위해 이사회실을 나와 카메라 앞에 서야 하는 중국 자동차 거물들의 치열하고 씁쓸한 단면을 드러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