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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 데이터센터 배터리로 AI 매출 ‘4배’ 스케일업… 中 과잉 공급에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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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 데이터센터 배터리로 AI 매출 ‘4배’ 스케일업… 中 과잉 공급에 맞불

2030 회계연도까지 AI 인프라 매출 2조 엔 목표… 서버 랙 전원 시스템 세계 점유율 80%
자동차 배터리 라인을 ‘데이터 센터용 BBU’로 전격 전환… 2028년까지 공급량 3배 증산
오픈AI·앤트로픽 연내 상장 붐 속 ‘AI 수혜주’ 등극… 그룹 주가 26년 만에 최고치 경신
파나소닉의 배터리 저장 시스템은 전체 데이터 센터에서 전력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다. 사진=파나소닉이미지 확대보기
파나소닉의 배터리 저장 시스템은 전체 데이터 센터에서 전력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다. 사진=파나소닉
일본의 전자·배터리 거두 파나소닉 홀딩스(Panasonic Holdings)가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을 겨냥해 정밀 배터리 기술을 무기로 전방위적인 영토 확장에 나선다.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무분별한 과잉 생산으로 글로벌 저장장치 시장의 가격 하락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파나소닉은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는 독보적인 기술 우위를 앞세워 오는 2030 회계연도까지 관련 매출을 거의 4배로 끌어올리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9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지난 8일 개최한 투자자 브리핑을 통해 신제품 출시와 데이터센터용 배터리 대량 증산을 기반으로 2030 회계연도까지 AI 인프라 부문에서 총 2조 엔(미화 약 125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서버 랙 전력 최적화 신제품 공개… 구글·아마존 등 美 하이퍼스케일러 장악


파나소닉의 핵심 배터리 자회사인 파나소닉 에너지(Panasonic Energy)의 가즈오 타다노부 사장은 투자자 브리핑에서 "우리의 차세대 배터리 저장 시스템은 단순한 기존의 비상용 백업 역할을 넘어, 전체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하는 제어 매커니즘을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파나소닉 에너지는 데이터센터 전반의 전력 사용 효율성을 제어하기 위해 각각의 서버 랙에 직접 통합되는 분산형 전원 공급 시스템 제품군을 전격 공개했다. 나아가 이번 회계연도 중에 AI 연산 급증 시 발생하는 급격한 전력 부하 변동을 완벽히 흡수하여 서버의 다운타임을 원천 차단하는 고부하 대응 제품을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파나소닉의 핵심 무기인 '배터리 백업 유닛(BBU)'은 정전 시 비상 전원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전력 요금이 저렴한 비수기 시간대에 전기를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몰리는 피크 타임에 방전해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역할을 수행한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나소닉은 구글, 아마존 등 미국계 초대형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용사)의 수주를 쓸어 담고 있으며, 분산형 서버 랙 전원 시스템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 점유율 80%라는 압도적인 독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자동차 배터리 라인을 AI용으로 전격 전환… 부품 자회사도 공급 능력 2배 증산


파나소닉은 폭발하는 AI 데이터 센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자사의 생산 인프라 밸류체인을 전면 재조정한다. 파나소닉 에너지는 오는 2028 회계연도까지 BBU용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량을 현재의 3배로 늘릴 계획이며, 이를 위해 일본 및 해외 공장의 기존 전기차(EV)용 자동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데이터센터용 BBU 라인으로 전격 전환하기로 했다.
그룹 내 전자부품 자회사인 파나소닉 인더스트리(Panasonic Industry) 역시 초고속 AI 칩셋과 서버 내부의 열 발생을 치명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최첨단 기판 신소재 등 AI 관련 부품 공급 능력을 대대적으로 확대한다. 이 부서 역시 자동차용 제품 생산라인을 고부가가치 AI 응용 부품 라인으로 과감히 전환하고 관련 제품군을 2배로 늘릴 예정이다.

이 같은 전사적 기술 시프트를 통해 파나소닉 에너지는 2028 회계연도에 전체 매출을 2조 엔으로, 파나소닉 인더스트리는 1조 3,000억 엔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최종적으로 2030 회계연도가 되면 파나소닉 에너지의 AI 인프라 부문 매출만 1조 엔을 가볍게 돌파하고, 파나소닉 인더스트리도 5,000억 엔의 고지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픈AI·앤트로픽 상정 붐 타고 사상 최고가 랠리… “중국산 저가 덤핑은 카피 불가”


파나소닉의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는 전 세계 생성형 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모멘텀과 궤를 같이한다. 올해 글로벌 자본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OpenAI(오픈AI)와 Anthropic(앤스로픽) 등 주요 AI 서비스 운영사들이 연내 상장을 전격 목표로 하고 있어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세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파나소닉 에너지는 지난 5월에 설정했던 2028 회계연도 BBU 매출 목표치(9,500억 엔)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는 충분한 글로벌 주문 물량을 이미 선점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거침없는 AI 수혜주 모멘텀에 힘입어 파나소닉 홀딩스의 그룹 주가는 지난 5월, 26년 만에 처음으로 역사적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랠리를 펼치기도 했다.

다만, 자본 및 원자재 시장에서 우려하는 단 하나의 뇌관은 중국발 공급 과잉에 따른 배터리 가격 폭락세다. 에너지 조사 기관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팩 가격은 전년 대비 8% 하락한 킬로와트시(kWh)당 108달러까지 추락했으며,

이는 배터리 치킨게임이 본격화되기 전인 10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80%나 급감한 수치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EV) 시장의 캐즘(수요 둔화) 현상으로 인해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대기업들 역시 파나소닉과 마찬가지로 자동차용 배터리 유휴 생산 능력을 데이터 센터 및 ESS용 배터리로 빠르게 전환하며 단가 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파나소닉 경영진은 중국의 저가 덤핑 공세를 자사의 독보적인 기술 안보 펜스로 완벽히 차단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카즈오 타다노부 사장은 "우리는 중국 후발 주자들이 쉽게 모방하거나 카피할 수 없는 극도로 정교한 셀 레이아웃과 회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키 쿠스미 파나소닉 홀딩스 CEO 역시 "초고부하 연산이 연속되는 AI 데이터센터의 분산형 에너지 저장 시스템용 셀은 최고 수준의 고출력과 안정성이 필수적이며, 아무 저가 배터리나 가져다 쓸 수 없는 우리만의 강력한 독점 영역"이라고 역설했다.

과거 일본 전자 제조업체들은 가전제품, 개인용 컴퓨터(PC), 디스플레이 등 수많은 분야에서 중국 제조업체들의 가혹한 가격 경쟁에 밀려 공장을 폐쇄하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 AI 데이터 센터 등 차세대 기술 혁신이 산업 전체를 뒤흔드는 대전환기 속에서 파나소닉은 과거 가전 시절부터 축적해 온 전원 회로 및 고효율 절전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완벽한 역전극을 준비하고 있다.

오사나이 아츠시 와세다 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파나소닉은 전통적인 에너지 절약 및 전원 관리 전문성을 AI 인프라에 성공적으로 이식해 확실한 기술적 우위를 확보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중국 진영이 배터리 양산 스케일을 계속해서 무섭게 늘릴 것이 분명하므로 향후 글로벌 가격 추세와 통상 마찰 장벽을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예측해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