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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美 빅테크 '요술방망이' 한계 왔나… 日 증시 AI 랠리 덮친 현금흐름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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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 '요술방망이' 한계 왔나… 日 증시 AI 랠리 덮친 현금흐름 경고등

미 4대 하이퍼스케일러 1분기 투자 현금흐름이 영업 현금흐름 추월하며 재무 부담 가중
마이크론·키옥시아 호실적에 닛케이 '곡괭이(장비·부품)' 주식 폭등했으나, 미 빅테크 투자 축소 시 직격탄
스페이스X 등 초대형 IPO 대기 물량도 유동성 흡수 변수… "조정 시 매수 기회" vs "상승 탄력 둔화" 엇갈려
25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91.37엔 폭등한 7만 2,366.34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사진=아베마뉴스 속보 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25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91.37엔 폭등한 7만 2,366.34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사진=아베마뉴스 속보 갈무리


일본 주식시장이 고금리 압박마저 무시한 채 인공지능(AI) 성장성에 베팅하며 최고치 부근에서 맹렬한 랠리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극심한 주가 변동성(롤러코스터 장세) 이면에는, 그동안 시장에 무한한 자금을 쏟아붓는 '요술방망이' 역할을 해온 미국 거대 기술기업(빅테크)들의 재무 구조 변화에 대한 날 선 경계감이 숨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리보다 강한 'AI 성장론'… PER 20배 시대 연 닛케이


2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분석에 따르면, 최근 일본 증시의 가파른 반등은 철저히 'AI 수요의 폭발적인 성장 스토리'에 기반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대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시장 예상을 15% 이상 웃도는 향후 분기 매출 전망을 발표하고, 일본의 키옥시아홀딩스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7배 폭등한 1분기(4~6월) 순이익 전망을 내놓으면서 닛케이 225 지수는 장중 3,000엔 이상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점도표를 통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일어난 현상이다. 고금리 환경에서는 주식의 상대적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를 아득히 뛰어넘는 기업들의 '성장 기대감'이 주가 폭등을 정당화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2024년경까지만 해도 14~16배 수준에 머물렀던 닛케이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 중심 범위는 최근 17~21배까지 훌쩍 높아졌다. 현재의 주당순이익(EPS) 3,800엔에 PER 20倍를 적용하면 닛케이지수는 7만 6,000엔까지 열려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골드러시 곡괭이론의 함정… "투자금, 번 돈을 넘어섰다"


일본 증시가 AI 랠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이유는 이른바 '곡괭이(Pickaxe)'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골드러시 때 누가 금을 캐든 곡괭이를 파는 사람은 돈을 번다는 논리처럼,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 어느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초거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가 승리하든 이들에게 장비와 부품을 공급하는 일본 기업들은 막대한 수혜를 입는다.

하지만 이 '곡괭이론'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막대한 데이터센터(DC) 투자를 지속한다는 전제하에서만 성립한다. 로이터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데이터를 인용해, 2026년 1분기 기준 미국 4대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현금흐름(CF)' 유출액 합계가 본업에서 벌어들인 현금을 뜻하는 '영업 현금흐름'을 마침내 상회했다고 지적했다.
라쿠텐증권 경제연구소의 도시다 마사유키 시니어 마켓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현상이 고착화된다면, 추가 투자를 위해 외부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특히 고금리 환경에서 조달 비용이 증가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 기세가 한풀 꺾이는 순간, 일본 '곡괭이' 기업들을 향한 수요 감퇴 우려가 시장을 덮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페이스X 등 '블랙홀' 대기… "상승 속도 제어될 것"


여기에 막대한 시장 유동성을 빨아들일 '초대형 신규상장(IPO)' 이벤트들도 변수로 꼽힌다. 올해 미국 증시에서는 상장 직후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 스페이스X를 필두로, 오픈AI, 앤스로픽 등 초대형 AI 기업들의 상장이 대기하고 있다. 이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위한 천문학적인 자금을 시장에서 흡수할 경우, 주식 시장 전반의 변동성 위험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오니시 고헤이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수석 투자전략 연구원은 "실제 비즈니스가 굴러가고 있는 한 중기적인 성장 전망은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고, 리소나자산운용의 도다 고지 시니어 펀드매니저 역시 "펀더멘털에 뚜렷한 부정적 징후가 없는 한 조정을 겪을 때가 곧 매수 기회"라며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반면, 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라쿠텐증권의 도시다 애널리스트는 "AI 및 반도체 관련주가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너무 커진 상태"라며 "조정의 골이 깊어질 경우 지수 하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매수 의욕이 감퇴하면서, 지금까지와 같은 폭발적인 속도의 지수 상승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중장기적인 AI 장세의 지속력은, 미국 거대 기술기업들의 현금흐름 구조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지, 아니면 새로운 상시적 제약(New Normal)으로 굳어질지에 달려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