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애플, 전기차 개발위해 올 R&D 12조...30%↑

공유
0

애플, 전기차 개발위해 올 R&D 12조...30%↑

"자동차에만 수천억원...내놓을 가능성 80%"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아이폰의 애플’이 자동차를 중심축으로 회사체질을 바꾸기 시작했다. 올해 연구개발(R&D)비용으로 지난 해보다 30% 늘어난 총 100억 달러(11조7000억원)를 투입하며, 이 갑작스럽고 급격한 R&D비용 증가의 핵심에 전기자동차(타이탄 프로젝트)가 있다. 내년에는 이 비용이 120억 달러(14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어버브아발론의 닐 사이바트 애플분석가는 11일(현지시간) 애플이 차세대 신제품(Next Big thing) 개발을 위해 이처럼 엄청나게 R&D비용을 늘렸으며, 그 중심에 자동차가 있다는 분석 전망 결과를 발표했다.
사이바트 분석가는 “이는 지금까지 나온 것 가운데 가장 큰 애플의 R&D비용 규모로서 애플이 최대 성장핵심축을 찾기위한 계획에 돌입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플, 이미 탈 아이폰 시동...지난해보다 30% 증가한 R&D비


각 시장 조사기관에 따르면 애플의 성장축인 아이폰의 올해 판매량은 2억대로 지난 해보다 3000만대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아이폰이 애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대에 이르는 만큼 이는 애플에게는 엄청난 충격파다.

사이바트는 이런 가운데 애플이 30%나 R&D비용을 늘리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애플로 바뀌기 위한 움직임에 다름 아니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몇 년 안에 애플은 더 이상 ‘아이폰의 애플’이 아니게 된다고 단정지었다.
애플이 올해 R&D비용으로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100억달러(11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이 가운데 수십억달러가 전기차프로젝트인 타이탄 프로젝트에 투입될 전망이다. 사진은 프리랜스닷컴에 출품된 애플카 컨셉트 디자인. 사진=프리랜스닷컴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이 올해 R&D비용으로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100억달러(11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이 가운데 수십억달러가 전기차프로젝트인 타이탄 프로젝트에 투입될 전망이다. 사진은 프리랜스닷컴에 출품된 애플카 컨셉트 디자인. 사진=프리랜스닷컴

애플의 R&D비용은 불과 4년 전만 해도 30억달러에 불과했다. 따라서 연간 100억 달러의 R&D비 투입은 애플로서는 엄청난 변화다. 어버브 아발론에 따르면 애플의 R&D비용은 지난 2012년 30억 달러, 2014년 60억 달러, 지난 해 80억 달러,올해 100억 달러, 그리고 내년에 12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애플의 갑작스럽고 엄청난 R&D비용 증강은 차세대 신제품이 없이는 애플이 성장할 수 없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 개발 가속을 위한 측면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애플이 아이폰을 개발할 시점인 2000년대 중반, 애플워치 개발에 들어간 2012년, 그리고 2014년에 뭔가 새로운 투자가 진행됐다는 점도 애플 신제품 개발 집중설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넥스트 빅싱 제품군은?


R&D투자비 급증 배경과 관련된 배경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3가지다. 즉 ▲지난 수년 간 고속 성장을 지탱할 라인업 및 경쟁력 유지용 R&D비 증가 ▲더많은 신규 HW, SW, 서비스 준비용 R&D비 추가 ▲뭔가 커다란 새로운 사업 중심축을 만들기 위한 R&D비 투입 등이다.

하지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의 미래 계획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이는 애플이 아이폰을 넘어서는 산업계의 지축을 흔들 신제품이나 아이디어를 내놓기 위해 신경쓰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애플이 R&D와 제품비밀주의를 유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다른 IT공룡들과 다른 비즈니스모델 때문이다. 애플의 미래 계획을 밝히면 애플 하드웨어 제품판매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애플과 달리 페이스북이나 구글은 10년 후 계획을 밝혀도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애플의 R&D비용 증가추이. 지난 2012년 30억달러였던 R&D비용이 2014년 60억달러, 지난해 80억달러에 이르렀고 올해는 100억달러로 전망됐다. 내년에는 120억달러가 넘어설 전망이다. 표=어버브 아발론 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의 R&D비용 증가추이. 지난 2012년 30억달러였던 R&D비용이 2014년 60억달러, 지난해 80억달러에 이르렀고 올해는 100억달러로 전망됐다. 내년에는 120억달러가 넘어설 전망이다. 표=어버브 아발론

애플의 매출 대비 R&D비용 투입 비율(%).도표=어버브 아발론 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의 매출 대비 R&D비용 투입 비율(%).도표=어버브 아발론

팀 쿡 최고경영자의 함구에도 불구하고 애플 R&D급증세를 볼 때 분명 애플은 차기 대박작(Next Big Thing)을 준비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애플이 어떤 제품에 관심을 갖고 미래를 준비중인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기존 휴대폰 중심전략에서 멀어진다는 것이다.

애플이 올해 R&D비용을 늘려 새로운 애플워치 밴드,더큰 아이패드, 비디오스트리밍 서비스 강화 등에 쓴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해보다 30%나 늘린 막대한 R&D자금 투입을 설명하기엔 설득력이 떨어진다.

훨씬 더 큰 산업의 중심축인 자동차산업으로의 진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게 맞다. 그동안 나돌던 전기자동차 개발 프로젝트인 ‘타이탄 프로젝트’다. 물론 애플TV와 가상현실(VR)제품 작업도 이 R&D비용에 포함될 수 있지만 이 또한 주력은 아닌 걸로 보인다.

■타이탄프로젝트 투자규모는 수십억달러


사실 일반인들은 애플이 타이탄 프로젝트를 통해 전기자동차를 내놓을 가능성에 대해 엄청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

닐 사이바트 분석가는 "현 시점에서 볼 때 애플이 전기자동차를 내놓게 될 가능성은 80%"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 배경으로 타이탄프로젝트가 애플TV와 달리 말그대로 미래의 애플을 대변할 장기 중심축(pivot)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애플이 자사의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프로젝트인 ‘타이탄’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보았다.
애플의 전년 동기 대비 R&D비용 증가 추이표. 표=어버브아발론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의 전년 동기 대비 R&D비용 증가 추이표. 표=어버브아발론

여러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애플은 타이탄 프로젝트를 위해 산타 클라라, 서니베일, 새너제이 등에 관련 빌딩과 인프라를 두고 있다.

닐 사이바트 분석가는 애플이 내년 또는 2018년까지 연간 140억 달러 이상을 R&D에 투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타이탄프로젝트 제품이 나올 때까지 쉽사리 100억~150억 달러의 R&D비용을 투입할 것으로 보았다.

R&D비용 증가는 애플이 이미 가장 중요한 중심축을 찾기 위한 계획을 진행중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편 2014년 현재 삼성, 구글, 마이크로소트(MS), 인텔, 아마존 등이 이미 100억 달러 이상의 R&D비용을 기록했다.
이재구 기자 jklee@